잘 치고 잘 달렸던 두산의 돌격대상 “첫 업셋 위기? 걱정 안해. 이기는게 답”

2024-10-03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업셋’ 위기에 몰렸다. 3일 잠실에서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까지 KT에 패하면 두산의 가을 야구는 끝난다. 두산은 전날 1차전에서 상대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철저히 눌리며 0-4로 졌다. 2015년 제도 도입 이후 5위가 4위를 꺾고 다음 단계로 올라간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그 첫 사례가 될 지도 모를 처지다.

그러나 두산은 이미 한 차례 업셋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1차전 키움에 4-7로 패했지만, 2차전 16-8 대승을 거두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두산의 리드오프 정수빈은 3년 전 그날을 아직 기억하는 선수 중 1명이다. 당시 정수빈은 중견수 1번 타자로 나와 6타수 3안타를 때렸다.

정수빈은 이날 경기 전 “오늘 지면 어느 팀이든 시즌이 정말 끝나는 거니까,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 그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정수빈을 비롯해 워낙 경험 풍부한 선수들이 많아 1차전 패배에 위축되지는 않는다. 역대 첫 ‘업셋’이라는 불명예 기록이 부담이 될 법도 한데 정수빈은 담담했다. 그는 “와일드카드전 첫 사례라고는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5위도 당연히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도 거기 맞서 지지 않으려고 해야 한다”고 했다.

비록 패했지만 전날 경기 정수빈은 두산 선수들 중 가장 활기찼다. 1회말 첫 타석 때는 초구, 2구 연속 기습번트를 시도해 출루에 성공했다. 정수빈은 “경기 전날부터 첫 타석은 기습번트로 좀 흔들어야 하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큰 경기는 분위기가 중요하니까, 기습적인 시도가 성공하면 투수가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수빈의 말대로 기습번트 이후 쿠에바스는 흔들렸다. 후속 김재호가 안타를 때리며 두산은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제러드 영도 정타를 때렸다. 타구가 1루수 오재일 정면으로 향한 게 아쉬웠다. 1차전 두산은 타구운도 따르지 않았다. 정수빈은 “점수 차는 있었지만, 거기서 공이 빠져서 2점 정도 빠졌으면 경기가 어찌 될지 몰랐다고 생각한다”며 “큰 경기는 운도 많이 따라야 하는데 아쉽긴 하다”고 말했다.

앞서 1회초 끝도 없이 계속되던 KT의 공격을 끊어낸 것도 정수빈이었다. 2사 2·3루에서 배정대의 중전안타를 빠르게 달려나와 주워들고, 지체없이 홈으로 뿌렸다. 홈까지 달리던 2루 주자 오재일을 잡아냈다. 정수빈의 홈 송구가 없었다면 1회 두산의 실점은 훨씬 더 늘어났을 지도 모른다.

두산은 전날 1차전과 똑같은 라인업으로 2차전을 맞는다. 정수빈도 중견수 1번 타자 같은 자리에서 2차전을 치른다. 해야할 일도 똑같다. 최대한 많이 출루하고, 최대한 많이 달리며 상대를 흔드는 역할이다. 정수빈은 “어제는 최대한 베이스에 주자를 모아둬야 했기에 도루는 하지 않았지만, 오늘은 상황이 된다면 열심히 뛰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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