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버터] 내 기부금, 광고 속 아이에게 전달될까?

2024-11-06

황신애의 기부상담소

Q TV 광고에서 수술이 필요한 아이의 영상을 보고 마음이 짠해 후원했어요. 그런데 후원이 그 아이한테만 가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괜찮은 건가요.

A 내 용돈을 아껴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누군가에게 후원했는데, 그 돈이 내가 기대한 내용과 다르게 쓰인다는 사실을 나중에 듣게 되면 이만저만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왜 이런 상황이 생기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사실 TV 방송에 비치는 한 사람의 이야기는 단지 그 한 명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수많은 사람을 대변하는 목소리죠. 후원자의 눈에는 한 명의 사연이 들어오지만, 그 사연 뒤에는 비슷한 상황과 처지의 수많은 이들이 기대고 있어요.

TV 방송이나 매체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큰 비용이 들고 기회도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수많은 사연을 모두 영상으로 소개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연에 채택되는 경우에만 후원을 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도움받기 어렵다면 아마도 후원은 ‘쇼윈도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든 어려운 사람들의 사연을 진열대에 걸어두고 아픈 이야기를 상품화해서 후원자들이 각자의 취향대로 선택하도록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매우 잔인한 상황이 될 것 같아요.

모금단체들은 날마다 도움이 필요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의 사연을 접하지만,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다 모금 이야기에 펼칠 수는 없기에 가장 적합하고 또 소개하기에도 무리가 없는 사연들을 대표적으로 골라 후원 요청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이렇게 후원금이 모이게 되면, 사연 제공자뿐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다른 이들에게도 후원금이 전달되어 삶에 보탬을 주고 희망을 전합니다. 물론, 이런 배분과정과 절차에는 타당한 기준과 합리적인 결정의 기록들이 남아 있어야 하고, 그 기준이 무엇인지 후원자가 질문할 때 모금하는 단체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하겠지요.

만약 내가 후원한 돈이 그 스토리의 주인공이 아닌 누군가에게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직접 단체에 물어보셔도 됩니다. 100%가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달되지는 않겠지만,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어떤 방식으로 잘 사용된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혹, 그런 설명을 잘 해주지 못하는 곳에 기부하는 것이 싫다면 더 명확한 설명을 하는 단체를 선택하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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