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익스프레스가 글로벌 호텔·항공 실시간 예약이 가능한 여행 서비스를 선보인다. 국내 e커머스와 대등한 카테고리 라인업을 구축하며 소비층을 넓히는 한편 국내 온라인여행(OTA) 시장 공략에도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여행 서비스 시범 운영을 개시했다. 여행 서비스 도입은 알리익스프레스가 진출한 200개 국가 중 한국이 최초다.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식품·뷰티·패션 등 유형 상품이 아닌 항공권·숙소 등의 무형 상품을 판매하는 것 또한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익스프레스 여행 서비스는 원하는 여행지만 입력하면 전 세계 공항에서 이륙하는 편도·왕복 항공권을 실시간 예약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국내 주요 공항도 포함됐다.
글로벌 숙소 예약도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5성 이상의 특급 호텔부터 호스텔·게스트하우스까지 다양한 형태의 숙소가 포함돼있다. 신라호텔 서울, 조선 팰리스, 포시즌스 등 서울에 위치한 국내 주요 호텔 예약도 가능하다.
이번 서비스는 알리바바 여행 플랫폼 자회사 '플리기'와 협업으로 이뤄졌다. 양 사 플랫폼을 연동해 알리익스프레스 앱 내에서 플리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플리기는 400개 이상의 항공사와 여행사, 8000개 이상의 관광지, 60만개 이상의 숙소를 연동한 글로벌 OTA 플랫폼이다. 지난해 기준 플리기 사용자 수는 약 3억2000만명에 달한다.
플리기는 지난해 국내 주요 여행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한국 인바운드 관광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홈페이지는 개설하지 않은 상태다. 같은 알리바바 계열의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한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카테고리 확장에 주목한다. 쿠팡·11번가 등 국내 주요 e커머스는 항공권·숙소 예약이 가능한 여행 서비스를 이미 구축한 상태다. 유일한 공백이었던 여행 서비스를 추가해 기성 한국 e커머스에 밀리지 않는 대등한 카테고리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알리익스프레스와 손을 잡은 플리기가 국내 OTA 시장에 미칠 영향력에도 이목이 쏠린다. 알리익스프레스가 다양한 공산품과 같이 여행 카테고리에서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자사 채널에서 여행 상품이 올라간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