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中 전용 신형 AI칩 개발…미·중 갈등 새 '뇌관' 되나

2025-08-19

H20 성능 뛰어넘는 'B30A' 준비

단일 다이 설계…성능은 B300의 절반 수준

中 매출 13% 비중…화웨이와 경쟁 심화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자사 최신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기반의 신형 AI 칩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칩은 현재 중국에서 판매가 허용된 'H20'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전해지며, 미·중 기술 갈등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B30A'(가칭)라는 이름의 신형 칩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달 중국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 단일 다이 설계…성능은 B300의 절반 수준

B30A는 단일 다이(single-die) 구조로 제작돼 플래그십 가속기 B300의 듀얼 다이 설계 대비 절반 수준의 연산 성능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엔비디아의 데이터 전송 기술인 NV링크를 탑재해 기존 H20보다 개선된 성능을 제공한다. 다만 세부 사양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에 차세대 블랙웰 칩의 성능을 30~50% 낮춘 버전에 대해서는 거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엔비디아와 경쟁사 AMD가 중국에서 일부 첨단 칩 판매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제공하기로 한 전례 없는 합의 직후 나온 발언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올해 4월 H20 판매를 돌연 중단시켰다가, 7월 다시 허가한 바 있다.

中 매출 13% 비중…화웨이와 경쟁 심화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 비중을 무시하기 어렵다. 지난해 중국은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13%를 차지했다. 회사 측은 "정부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을 평가한다"며 "모든 제품은 상업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은 민주·공화 양당 모두 중국에 첨단 칩을 공급하는 데 부정적이다.

반면 엔비디아는 "중국 고객이 화웨이 같은 토종 업체로 완전히 전환하면 미국 생태계 영향력이 약화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화웨이는 일부 연산 능력 지표에서 엔비디아와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지만,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메모리 대역폭 등에서는 여전히 뒤처져 있다는 분석이 많다.

RTX6000D도 공급 예정…제재선 피한 보급형

엔비디아는 또 다른 중국 전용 칩인 RTX6000D도 개발 중이다. 이 칩은 AI 추론(Inference)에 최적화돼 있으며, 미국 제재 기준에 걸리지 않도록 설계됐다.

RTX6000D의 메모리 대역폭은 1,398GB/s로, 규제 기준선인 1.4TB/s를 간발의 차로 피했다. 가격도 H20보다 저렴하게 책정돼, 이르면 다음 달 중국 고객에 소규모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B30A와 RTX6000D 개발은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미·중 간 기술 패권 다툼의 최전선이 다시 반도체임을 드러낸다.

미국은 첨단 칩의 성능을 제한해 중국의 군사·안보적 활용을 막으려 하고, 중국은 화웨이를 중심으로 독자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신형 칩들이 양국 갈등의 절충안이 될지, 또 다른 충돌의 불씨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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