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로보택시, 영국 도로 달린다”…美제재에 노선 돌려

2025-08-18

중국의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이르면 내년부터 유럽 전역을 누빌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중국의 자율주행 산업이 미국의 제재를 받자 유럽 시장 공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에 몰려든 중국 로보택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자율주행 차량과 로보택시 산업의 유럽 진출을 조명했다. 중국의 IT 기업 바이두는 이달 초 자사의 아폴로 고 택시 사업을 미국의 승차공유기업 리프트와 제휴를 맺었다. 두 기업은 2026년 독일과 영국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는 대로 수년 내 유럽 전역에 수천 대 로보택시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바이두뿐만 아니라 위라이드, 오토엑스, 포니.AI 등 다른 중국 기업들도 이미 운전자 없이 승객을 태우는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시험 운행하고 있다. 50억 달러(약 6조 9200억원)의 가치를 지닌 포니.AI는 룩셈부르크에서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고 위라이드는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무인 버스를 시험 운행했다.

중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미국 시장에서 사실상 차단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자율주행이나 통신 기능에 중국·러시아산 소프트웨어나 부품을 사용한 자동차의 자국 내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핵심 시스템에 악의적으로 접근해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원격 조정으로 도로에서 실제 피해까지 입힐 수 있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었다.

미국의 자율주행 산업 수축도 중국 기업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한몫했다. 미국의 승차공유기업 우버는 2020년 충돌 사고 이후 자율주행 사업을 매각하고 시장에서 발을 뺐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역시 로보택시 출시 약속은 현재까지 텍사스에만 국한되어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크루즈를 통해 로보택시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지난 2023년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다른 차량에 치인 보행자가 크루즈 차량에 휘말려 6m가량 끌려가는 사고가 발생하자 로보택시 사업을 철수했다.

실제 미국 시장 선두 주자인 웨이모가 애리조나주 피닉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텍사스주 오스틴 등 4개의 도시에서만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미 약 30개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바이두의 서비스도 15개 도시에서 활성화돼 있다.

머투사 알리 글로벌리서치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선임애널리스트는 텔레그래프에 “중국의 주요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여 미국 경쟁사들이 완전히 확장하기 전에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자율주행 산업에 대한 안정성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달 초 중국 충칭시에서 바이두의 자율주행 차량이 도로변 공사 현장에 추락하여 차량이 옆으로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월엔 샤오미(Xiaomi)가 개발한 차량이 충돌 사고에 연루되어 3명이 사망했다.

안전 문제 외에도 중국의 지정학적 감시도 우려된다. 영국의 전 보수당 대표 이안 던컨 스미스 경은 “중국 차량이 영국에 대한 통제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감시에 사용될 수 있는 사물 인터넷(IoT) 기술 센서로 가득 채워질 것”이라고 텔레그래프에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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