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값도 싸고 만들기 편한 데다가 심지어 오랫동안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어요. 이런 냉동식품을 누가 마다하겠어요?”
11∼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식품박람회 ‘푸덱스 재팬(FOODEX JAPAN) 2025’에서 만난 현지 수입업체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푸덱스 재팬은 1976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아시아지역 최대 규모의 국제식품박람회로 올해 50회를 맞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캐나다·스페인·브라질 등 전세계에서 참여해 나라별 홍보관을 꾸렸다.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일본 식품시장의 3대 키워드로는 ▲편의성 ▲경제성 ▲건강기능성이 꼽힌다. 특히 일본의 실질 임금 증가율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절약을 습관화하는 ‘생활 방어형 소비’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외식을 자제하고 도시락을 활용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간편·저렴하면서도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냉동식품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일본냉동식품협회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냉동식품 생산액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7799억엔(7조6071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최고치다.
이같은 시장 변화는 박람회에서도 그대로 읽혔다. 일본관에서는 ‘프로즌 오브 퓨처(Frozen of Future)’라는 이름의 냉동식품관이 따로 마련됐다. 우리나라 냉동식품 시장과 다른 점은 쌀밥과 같이 먹기 좋은 반찬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달걀말이·돈가스·닭튀김과 브로콜리·당근·완두콩 등을 모아 소분한 반찬류 냉동식품이 진열대를 가득 메웠다.

조대성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도쿄지사 부장은 “일본은 외식 물가가 비싸 대부분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한다”며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되는 도시락용 냉동 반찬이 인기”라고 말했다.
파스타·오므라이스·볶음밥 등 별도의 반찬 없이 한끼 대용으로 바로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도 다양했다. 조 부장은 “면·소스와 각종 재료를 사서 파스타를 만들려면 최소 1000엔(9734원)은 필요한데, 냉동 완제품 파스타는 200∼300엔(1947~2920원)에 구매할 수 있다”며 “조리시간이 단축되는 것은 물론 가격까지 저렴하니 냉동식품이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선지 한국관에도 냉동식품이 전면에 등장했다. 한국관에는 한국의 우수 수출기업 71곳이 김치·막걸리·핫도그·홍시 등 업체별 수출 주력 품목을 들고 참가했다. 특히 현장엔 국산 냉동식품으로 가득 채운 냉동고 10대가 진열됐다.
현지 관심도 뜨거웠다. 한국관에 참여한 냉동만두 제조업체 ‘성경순 만두’ 관계자는 “박람회에선 특히 옥수수의 달콤함과 치즈의 짭짤함이 한데 어우러진 ‘콘치즈만두’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며 “‘이자카야(현지 선술집)’에서 간단한 안주로 곁들이기 좋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일본)=서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