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시작한 연패, 제가 끊어야죠” 두산 최승용의 다짐은 현실이 됐다

2025-06-15

연패의 시작, 스스로 마침표까지 찍었다. 좌완 투수 최승용(두산)이 책임감으로 무장한 투구로 위기의 팀을 구했다. 올 시즌 자신의 첫 무실점 경기이자, 곰 군단의 연패 탈출을 이끈 결정적 하루였다.

두산은 14일 잠실 야구장서 열린 키움과의 맞대결에서 4-1 승리를 거두며 침체된 분위기를 걷어냈다. 선발로 등판한 최승용은 6이닝 3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올렸다.

경기 후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연패를 끊기 위해 선수단 모두가 한마음이 됐다”며 “선발 최승용이 더할 나위 없는 피칭을 해줬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두산은 5연패 수렁에 허우적댔다. 출발점은 지난 7일 잠실 두산전 패배(4-9)였고, 이때 등판했던 최승용은 6이닝 6실점(5자책) 투구로 아쉬움을 삼킨 바 있다.

악순환의 스타트를 끊었다는 생각에 절치부심의 시간을 보냈다. 그는 “팀이 연패 중이었지만 부담보다는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특히 저번 등판 결과가 올 시즌 중 가장 좋지 않았다. 내가 등판한 날 시작된 연패였기에, 그걸 내 손으로 꼭 끊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승용은 그 약속을 지켰다. 총 86개의 공을 던지며 키움 타선을 압도한 것. 최고 시속 147㎞를 마크한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를 고르게 섞으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연거푸 뺏었다.

그럼에도 만족은 없다. 더 발전하고픈 마음만 가득하다. 그는 “초반 카운트에 변화구로 잡고 시작하면 승부가 편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오늘은 변화구 제구의 아쉬움이 있어 조금은 고전했다. 다음 등판에선 이 점을 보완해 더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귀띔했다.

이날 무실점 피칭은 최승용의 올 시즌 첫 기록이다. 13번째 등판 만에 일궜다. 현시점 4승4패 평균자책점 3.84(70⅓이닝 30자책점) 성적을 작성 중이다.

“선발투수로서 긴 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자는 생각만 한다”면서 “6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낸 오늘은 팀에게도, 내게도 의미가 있는 하루 같다”고 전했다.

연패 중에도 경기장을 빼곡히 채운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마운드에서 더운 날씨가 체감됐다. 관중석에서 끝없이 함성을 보내주시는 팬분들은 훨씬 더우셨을 텐데, 끝까지 지켜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승용은 개막부터 부상과 부진, 난조가 겹친 두산 선발진에서 잭 로그와 함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해내고 있다. 5월 중순 왼손 중지 손톱이 깨지는 불운의 부상으로 12일가량 공백을 겪기도 했다. 복귀 후 다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마운드 위 존재감을 차곡차곡 증명해 내는 중이다.

두산이 오랜 시간 공들여 키운 선발 자원이다. 때론 이른바 부진의 ‘세금’은 물론,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헌신까지 감수했다. 마침내 꽃피울 시기가 왔다. 올 시즌 특히 매 등판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띄는 성장이다. 최승용이 커리어하이 시즌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

잠실=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