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함서 이륙한 미국산 드론에 한화 로고 그려진 까닭

2024-11-22

[비즈한국] 최근 독도함에서 비행 시범한 미국 방산업체 제너럴아토믹스(GA)의 대형 드론 ’모하비’ 기체에 한화 로고가 그려져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무인비행체를 개발한 적이 없는 한화가 GA와 협업해 군사용 무인기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2일 경북 포항시 인근 동해상에 뜬 대형수송함 독도함에서 GA사 고정익 무인기 ‘모하비’ 시제기의 이륙 전투실험이 실시됐다. 해군에 따르면 이번 실험은 국내 군 관계자와 연구진 200여 명에 더해 미 육군 관계자도 참관했다. 무인기 조립과 조종을 책임진 GA사 관계자들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관계자들도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모하비 드론은 미국 GA사가 개발하는 중대형 무인기다. 미 육군이 운용 중인 MQ-1C그레이이글을 2021년에 개량한 것으로 날개 16m, 길이 9m, 높이 3m에 이른다. 최대 16발의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 해군이 독도함 등 함정에서 날개가 기체에 고정된 고정익 무인기를 이륙시킨 건 처음이다. 그런데 이번에 시험한 모하비 기체에 한화의 로고가 선명히 그려져 주목을 받았다. 한화 관계자는 “​GA사와 모하비 기반 관련 기술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군용 무인기에 공을 들인 국내 기업은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스텔스무인기 소요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국방과학연구소와 협력해 국내 최초로 저피탐 무인편대기도 개발하고 있다. KAI 역시 육군이 운용 중인 RQ-101(송골매) 군단급 무인기 개발과 제작에 참여했으며 후속 모델인 차기 군단급 무인기(NCUAV)도 개발하고 있다. 또 NCUAV 블록2를 자체선행개발로 진행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군사용 드론 시장에 뒤늦게 들어온 후발주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무인기 관련 비행체 지식재산권(IP)이 없는 상태로 알려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화가 해외 파트너에게 비행체를 수입해 한화 제작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위원은 “한화는 독자적 항공기 체계가 없으나, 대한항공과 KAI가 차지한 무인기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한다. 합탑재무인기 사업에서 대한항공과 KAI를 제치고 오스트리아에서 비행체를 수입한 한화시스템이 그 공식을 모하비에 그대로 적용하는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10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주축으로 한화시스템, 한화첨단소재 등이 참여하는 ‘드론 TF’를 조직했다. 무인항공기를 선점하기 위해 TF 총괄에 공군 소장 출신 류영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을 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부사장은 과거 한미연합사령부 정보참모부장을 지냈고 한화 방산부문 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GA사와의 협력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 28일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TF팀 고위 관계자들과 미국을 방문해 GA와 협상을 이어갔다. GA에서 꽤 높은 금액의 기술이전료를 요구해 난항을 겪었지만 여전히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귀띰했다.

시장조사기관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군용 드론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4억 달러(19조 4054억 원)에서 2030년 356억 달러(47조 971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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