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니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선수가 전해준 어린 아이 모자를 가로챈 한 남성이 논란에 휩싸이자 공개 사과했다.
영국 ‘BBC’는 2일 “US오픈에서 어린 소년의 모자를 낚아챈 남성이 자신의 실수를 사과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대회 9번 시드를 받은 카렌 하차노프(러시아)를 풀세트 접전 끝에 꺾은 카밀 마이흐작(폴란드) 경기에서 나왔다. 마이흐작이 승리 직후 관중석의 팬들 앞에서 팬서비스를 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터졌다. 마이흐작이 모자를 어린 아이쪽으로 내밀었는데, 한 남성이 가로채 가방에 챙겼다. 화면에는 당황해하는 어린 아이 모습도 잡혔다.
SNS상에서 이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이 남성을 향해 비판이 쏟아졌다. 당사자가 폴란드 포장 도로 건설 회사의 최고 경영자인 피오토르 슈체레크인 것도 공개됐다. 논란이 쉽게 잠잠해지지 않자, 결국 슈체레크가 공개 사과했다.
그는 SNS에 “모자를 내게 건넨 것으로 알았지만 결과적으로 어린 아이에게서 기념품을 훔친 것이 됐다. 이런 의도는 아니었지만 아이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팬들을 실망시켰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마음을 다친 소년과 그의 가족, 그리고 팬들과 선수에게도 진삼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적었다. 슈체레크는 모자도 소년에게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부분적으로라도 마음의 상처가 회복되길 빈다”고 덧붙였다.
폴란드 매체에 따르면 슈체레크는 두 아들이 지역 리그에서 뛰는 아마추어 테니스 선수이고, 아내와 함께 폴란드 테니스 선수들도 후원하는 테니스 가족이다.
마이흐작은 ‘뉴욕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 모자를 주면서 (받을 사람을)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지만, 경기가 끝난 직후 엄청나게 피곤하고 승리에 대한 흥분 상태라 제대로 상황을 보지 못했다. 아마 그 남자도 흥분한 상태에서 그런 행동이 나왔을 것”이라고 감쌌다. 단식 3라운드에서 부상으로 기권한 마이흐작은 소년을 따로 만나 다른 기념품을 전달했다.
한편 남자 단식 8강 대진이 확정됐다. 우승 후보 얀니크 신네르(1위·이탈리아)는 알렉산드르 부블리크(24위·카자흐스탄)를 1시간 21분 만에 3-0(6-1 6-1 6-1)으로 완파했다. 신네르의 8강 상대는 같은 이탈리아 출신의 로렌초 무세티(10위)다.
27위 펠릭스 오제알리아심(캐나다)은 15위 안드레이 루블료프(러시아)를 3-0(7-5 6-3 6-4)으로 돌려세워 8강에서 앨릭스 디미노어(8위·호주)와 맞붙게 됐다.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는 8강에서 이르지 레헤츠카(21위·체코)를 만난다. 노바크 조코비치(7위·세르비아)는 테일러 프리츠(4위·미국)와 4강을 다툰다.
여자 복식에서는 45세 비너스 윌리엄스(미국)가 22세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와 세대를 뛰어넘는 호흡을 보여주며 8강에 진출했다. 윌리엄스-페르난데스 조는 여자 복식 16강전에서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러시아)-장솨이(중국) 조를 2-0(6-3 6-4)으로 물리쳤다. 윌리엄스가 메이저 대회 여자 복식 8강에 오른 건 2016년 윔블던에서 우승한 뒤 9년 만이며 US오픈에서 8강에 안착한 건 2014년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