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 지주사인 일본 세븐&아이홀딩스(이하 세븐) 인수를 추진 중인 캐나다 유통기업 ACT가 합의에 시간이 걸려도 인수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세븐 측의 성실한 협상을 요구하면서도 적대적인 주식 공개매입(TOB)은 검토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ACT의 창업자인 알랭 부샤르 회장은 13일 도쿄 도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약 20년 동안 세븐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인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업체가 세븐에 인수를 제안한 뒤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샤르 회장은 "우리의 인수 제안이 모든 이해 관계자에게 명확한 가치를 제공하는 만큼 세븐 측이 진지하고 충분하게 검토해주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다만, 적대적 주식 공개 매수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며, 두 회사의 통합을 통해 편의점 사업을 성장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ACT는 지난해 7월 세븐 주식 전량을 6조엔(약 59조원)에 취득하는 인수안을 제시했다가 거절당했다. 같은 해 9월 금액을 7조엔으로 올려 다시 제안했지만, 세븐 창업주 측은 독자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세븐 측은 미국 내 점포수 1위인 세븐일레븐을 2위 ACT가 흡수할 경우 독점금지법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ACT의 인수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ACT 측은 "지금까지 미 당국과 협력해 적절한 조치를 강구해 온 경험이 풍부하다"고 자신했다. 알렉스 밀러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등의 심사는 우리의 통제 밖에 있다"면서도 "(세븐 인수에 관해) 미 규제 당국의 승인 취득에는 2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고용 인원이나 점포를 줄이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ACT의 적극적인 의사에도 불구하고, 세븐은 독자 생존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한편, 편의점을 제외한 비주력 업종 매각과 미국 자회사 상장 등으로 자금을 확보해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는 별개로 ACT 측에는 인수를 원할 경우 적어도 미국 내 매장 2000곳 이상을 매각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날 기자회견을 앞두고는 10일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ACT의 인수 제안은 거래 완료에 대한 명확한 방법이 제시돼 있지 않다"며 "결과적으로 몇 년이 지나도 당사의 운영을 불안정한 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고 독점금지법 문제를 재차 지적했다. 이에 ACT는 바로 성명을 내 주요 내용을 반박하며 "세븐의 자세가 실망스럽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ACT는 이날도 "세븐의 현 계획은 북미 자회사 상장에 의존해 성장보다 자사주 매입을 우선하고 있다"며 "우리의 제안에는 명확한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견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