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G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할 때만 집중투표제를 적용하지 말자는 내용의 정관 변경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해당 정관 변경 의안에 반대를 권고했고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도 “명백한 꼼수”라고 반발했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KT&G는 이달 26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대표이사 사장 선임 방법 명확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한다. 사장과 이사 선임 방식을 규정하는 정관에 ‘집중투표의 방법에 의해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대표이사 사장과 그 외의 이사를 별개의 조로 구분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다. KT&G는 이러한 정관 변경 의안의 취지를 “지배구조 안정성 제고”라고 설명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고 원하는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투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다만 한 번에 선임해야 하는 이사의 수가 줄어들면 소수주주 추천 후보는 더 많은 지지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이사 선임 가능성이 줄어들고 KT&G가 추진하는 정관 변경안처럼 1명만 뽑을 경우에는 후보가 1명이므로 집중투표제 자체가 무력화된다.
의결권 자문사 ISS는 KT&G 정기 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기관투자가들에 해당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ISS는 “집중투표제의 선별 적용은 ISS의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0.5% 미만 지분을 보유한 FCP의 이상현 대표는 “대표이사도 엄연히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다른 이사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집중투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며 “자신(방경만 사장)만 특별 대우를 받겠다는 것은 황제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