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간의 70분 접견에서는 인공지능(AI)의 미래에 대한 담론부터 글로벌 협력 관계까지 폭넓은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이 대통령이 모든 국가·국민들의 보편적 접근권을 보장하는 ‘AI 기본사회’ 구상을 제시하자 손 회장은 “AI 발전을 뒷받침할 에너지 구축 계획이 부족하다”는 쓴소리를 냈다. 그러면서도 양측은 한국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스템반도체 역량 강화를 위해 1400명의 글로벌 반도체 설계 인력을 양성하는 데 합의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 대통령은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손 회장을 맞이하며 “AI와 관련해 한국이 세계 3대 강국을 지향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좋은 제안과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어 “한국 정부는 AI가 갖는 위험성은 최소화하고 유용성 측면에서 많은 기대를 하고 투자하고 있다”며 “마치 상수도나 하수도·도로처럼 모든 국민, 모든 국가가 함께 누리는 초보적 인프라로 AI를 활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줄곧 역설한 ‘AI 기본사회’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일 간 AI 협력이 매우 중요한데 손 회장께서 가교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손 회장은 한국의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서는 에너지 확충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비공개 회담에서 손 회장은 “한국의 결정적 약점은 에너지”라며 “한국이 글로벌 기업들과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많이 발표하는데 AI 잠재력에 비해 규모가 매우 작다”고 지적했다고 김용범 정책실장은 밝혔다. 김 실장은 “손 회장은 AI 기술이나 반도체 칩은 성숙 단계지만 AI 혁명의 약한 고리가 바로 에너지라고 봤다”며 “한국도 일본처럼 지리적·구조적으로 에너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 회장은 초AI를 뜻하는 ASI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는 물론이고 반도체·데이터·교육 등 4대 자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범용인공지능(AGI)이 인간 두뇌와 1대1로 동등한 수준이라면 ASI는 인간보다 1만 배 뛰어난 두뇌를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또 “10배·100배 차이라면 누가 더 똑똑한지 논란이 있겠지만 1만 배 차이는 인간과 금붕어의 격차와 같다”고 했다.
동시에 “오늘날 반도체는 ‘새로운 총’”이라고 비유하면서 “AI 시대를 제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강하고 책임감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데 이 대통령은 이미 현명하게 이 분야를 리드하고 있다”고 이 대통령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의 ‘메모리 동맹’이 강해져야 한국의 레버리지도 강해지는 것”이라며 한미 간 강력한 반도체 동맹 관계에 대해 조언했다고 김 실장은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AI의 급격한 발전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ASI가 노벨문학상까지 석권하는 상황이 오는가”라고 묻자 손 회장은 “그렇게 될 수 있다”면서도 “우리가 집안의 강아지를 해치지 않듯 똑똑한 AI가 인류를 공격할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조화롭게 살아갈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
소프트뱅크의 반도체 팹리스 자회사인 암(Arm)은 한국 정부와 인재 양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날 접견에 참석한 르네 하스 Arm 대표는 산업통상부와 ‘반도체·AI 산업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 체결에 따라 양측은 워킹 그룹을 구성해 가칭 ‘Arm 스쿨’ 설립을 협의할 계획이다. 정부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Arm 스쿨의 우선 후보로 검토 중이다.
Arm 스쿨을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반도체 설계 인력 약 1400명을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석박사 400명과 학사, 기업 재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김 실장은 “한국 반도체 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강화할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산업부는 반도체 특성화대학원 지정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Arm과 한국 스타트업 개발자들 간 더 많은 협력과 투자가 이뤄지길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한미 통상 협상 과정에 도움을 준 점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은 손 회장께서 한미 통상 협상에서 상당한 도움과 조언을 주셨다는 것을 잘 모르고 계실 텐데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일본 시리즈 우승을 축하하며 덕담도 건넸다. 손 회장은 “8번 우승했지만 아직 만족하기 이르다. 10번은 우승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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