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적 16배' 개발 계획 발표…"민관협력 사업으로 육성"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페루 정부가 서울 면적 16배 규모 지역에서의 농업 분야 개발 청사진을 발표하고,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할 민간업체 공모를 예고했다.
페루 재정경제부·농업관개발전부·투자청은 2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22개 이상의 관개 사업 포트폴리오를 향후 3∼7년 사이에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100만㏊(1만㎢)의 경작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만㎢는 서울 면적(605㎢)의 16배 달하는 수준이다.
페루 전체 국토 면적은 128만5천㎢(세계 19위)다.
페루 정부는 전체 사업비 규모를 240억 6천100만 달러(35조3천억원 상당)로 추산하면서, "인프라 구축은 대부분 민관협력 사업(PPP) 형태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루 투자청 차장을 지낸 호세 살라르디 로드리게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페루를 세계의 식량 공급국으로 만들기 위한 방대한 계획을 실현할 것"이라며 "2040년까지 예상 수출액은 310억 달러 이상으로, 현재의 2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청은 국가 인프라 사업 발주를 대행하는 곳으로, 지난해의 경우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89억6천 달러(13조원 상당) 규모 PPP 및 자산 프로젝트(PP) 계약 실적을 올리는 등 페루 경제정책 분야 핵심 기관으로 자리한 상태다.
앙헬 마네로 캄포스 농업관개발전부 장관은 "프로젝트에는 댐 개발이 포함돼 있다"면서 "지역 정부와 협력해 치수 능력을 확대하는 전기도 마련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개발 계획 예정지에는 해안가, 고산 지대, 아마존 열대우림 등이 광범위하게 포함돼 있다고 당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페루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페루 농업 분야 성장률은 2023년 대비 6.8%로, 수산업(24.9%) 및 운송·창고업(6.1%) 등과 함께 국내총생산(GDP) 상승(3.3%)을 이끌었다.
지난해 농산물 수출액은 130억 달러(19조원 상당)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페루 재정경제부는 올해 GDP 성장률을 4% 이상으로 전망했는데, 그 배경 중 하나로는 신규 공공·민간 프로젝트 실행이 꼽힌다고 코트라는 평가했다.
지난해 방산 분야에서 페루와 협력을 강화하며 국산 무기체계 수출이라는 성과를 냈던 한국 입장에서는 농업 및 인프라 개발 분야로의 진출 지평을 넓히기 위한 기회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농수산물 교역 증진을 재확인하면서 "한국 기업이 가진 높은 기술력·경험과 페루가 추진 중인 다양한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 사이의 접점을 확대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한 바 있다.
두 나라 정상은 지난해 11월 16일 공동선언문에서 "양국이 공공투자 분야에서 협력할 기회가 있음을 강조한다"면서 "페루 공공투자 입찰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와 정부 간(G2G)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 참여를 촉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walden@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