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SG홀딩스, 다이나맥 홀딩스 주식 95.15% 취득
실적 악화 주범이었던 해양플랜트, 실적 효자로 나설까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한화오션이 싱가포르 다이나맥홀딩스 인수를 통해 해양플랜트 사업 재시동을 걸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과 맞물려 화석연료와 연관된 해양플랜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다이나맥 인수와 어떤 시너지를 낼 지 주목된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화오션 SG홀딩스는 싱가포르 기업 다이나맥 홀딩스 주식 95.15%를 취득하고 잔여 주식 취득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오션 SG홀딩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이 다이나맥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과거 해양플랜트 사업은 저유가 파동 등의 영향으로 사업성이 악화된 바 있다. 원유가 등락의 영향이 큰 점을 제외하면 해양플랜트는 한 기당 수주 금액이 선박 한 척의 수 배에 달하는 만큼 수주 시 실적은 보장된 사업이다.
하지만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의 신규 발주가 늘어나면서 해양플랜트 수요 확대를 확인한 한화오션이 선제적으로 해양플랜트 재건에 나선 것이다.
◆해양플랜트 '멀티 야드' 전략…한국·싱가포르에서 생산
다이나맥 인수로 기대되는 성장 분야는 해양플랜트다. 해양플랜트는 해저에 매장된 석유, 가스 등을 탐사·시추·발굴·생산하는 설비로 다이나맥은 해당 설비의 상부 구조물 전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그 중에서도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의 상부 구조물이 주력 상품이다.
한화오션은 다이나맥 인수 이후 플랜으로 해양플랜트 생산 거점을 다각화하는 '멀티 야드 전략'을 내세웠다.
다이나맥의 전문 분야는 FPSO의 상부라는 점을 이용해 한화오션이 거제에서 선체를 생산하면 싱가포르에서 상부 구조물을 생산해 결합해 수출하는 방식이다. 비용 등 효율화 문제로 조선사들이 해양 설비 수주 이후 일부 사업을 외주로 맡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인수로 한화오션이 전부 생산할 수 있는 바탕을 다진 것이다.
다이나맥은 한국 기준 인건비가 4분의 1 수준으로 원가 경쟁력이 높고 싱가포르에서 회사 규모를 키워 온 만큼 다국적 인력 관리에도 유리하다. 비용 절감과 공급망 관리 능력도 탁월한 해외 기지가 된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싱가포르의 지역적인 이점도 있다. 싱가포르는 올해 상반기 중국과 한국에 이어 해양플랜트 건조량이 상위권에 랭크될 정도로 강점이 있는 국가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교통의 중심지이자 물류 허브이기도 하다. 다이나맥과 같은 조선소, 해양플랜트 전문 기업들이 진출해 있기 때문에 다양한 해양 프로젝트 진출에도 용이하다.
앞서 한화오션은 서아프리카 심해 전반에 투입할 표준 FPSO의 개발을 목표로 지난 2월 기본계획 설계에 착수해 지난 8월 완료하면서 아프리카 진출 준비도 마쳤다.
한화오션은 수주 기회 확보를 위해 고객사 출신 해양 설비 영업 담당 외국인 임원을 영입하고 있다. 최근 두 달 사이 한화오션에 합류한 석유, 에너지 회사 출신 임원은 4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LNG 수출 재개가 예고되면서 FPSO와 같은 해양설비 수요 확대도 기대되는 포인트다. 바다 아래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를 시추하기 위한 설비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부유식 생산설비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승인이 필요한 LNG 프로젝트가 다수 있는 상태고 미국 역시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미 현지에서 공급망을 가지고 있는 회사와 먼저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올 3분기 해양 부문 잠정 매출 2922억원에 352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825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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