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 사장이 이끄는 HMM이 지난 3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에 따라 HMM이 최근 수립한 중장기 계획까지 업계 눈길을 다시금 끌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MM은 최근 국내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하는 77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월 HMM이 밝힌 중장기 계획 중 일부로, 발표 2개월 만에 나온 유의미한 성과다.
당시 HMM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대표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2030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당시 회사는 컨테이너 운송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내용을 발표했는데, 컨테이너 사업의 경우 투자비 약 절반에 해당하는 12조7000억원을 쏟겠다고 밝혔다.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컨테이너 사업은 2030년까지 11조원을 투자해 155만TEU급(130척) 수준의 운용 선대를 확보하기로 했다. 또 늘어나는 선복량 확장에 맞춰 박스 확보에도 1조7000억원을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도 저탄소·무탄소 선박 70척 확보와 오는 2045년까지 전 운송 구간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LNG 추진선 도입 소식도 중장기 계획 발표 후 단기간에 이룬 성과인 만큼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배 사장도 "이번 인도되는 LNG 연료추진 선박은 HMM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로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HMM은 하반기를 기점으로 재무구조도 탄탄하게 바뀌고 있다. HMM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5520억원, 1조4614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2배 가까이 올랐다. HMM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건 약 2년(2022년 4분기) 만이다.
이번 호실적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작년 3분기 평균 986포인트(p)였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년 만에 평균 3082p로 오른 데 있다. 이달 15일 기준 SCFI는 2251.9p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999.92p)과 비교하면 무려 125.2% 높은 수치다.
재무 건전성도 개선됐다. 먼저 지난 2022년 말 25%를 웃돌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24%까지 떨어졌고, 매 분기 소폭의 급등락세를 보이다 올해 3분기는 22.5%까지 낮아졌다. 여기에 현금성 자산도 무려 1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HMM은 지난 2020년 초 부채비율이 590%까지 치솟으며 불안정한 재무구조를 보였다. 다만 2022년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SCFI가 4000~5000선 대를 뛰어넘으며 해운업계가 '초호황기'를 맞이하자 급등했던 부채비율도 무려 59.7%까지 대폭 줄었다. 당시 HMM의 현금성 자산도 1개 분기 만에 3조원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의 '2024년 최종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하며 우수한 합격점도 얻어냈다. HMM은 지난 2021년부터 평가에 참여했으며, 올해는 전년 대비 1단계 상승한 A등급을 받았다. 사회 부문은 HMM이 속한 운송 섹터 평균 대비 30% 이상 높은 점수를, 사회공헌과 지역사회 영역에서는 만점인 100점을 획득했다.
HMM은 "내년 2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MSC 신규 협력으로 항로·지역별 수급 변화에 맞춰 최적의 운송 서비스망을 구축하고, 2030 중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사업다각화 및 신규 수익 창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