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독버섯’ 싹부터 자른다

2024-10-02

▲전국여성연대·서울여성연대 관계자들이 8월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규탄 여성·엄마들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딥페이크(Deepfake·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성범죄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회에서 실태 조사와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조례가 발의됐다. 의회는 조례를 통해 체계적인 사전·사후 대응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1일 의회에 따르면 이경숙 서울시의원(국민의힘·도봉1)은 최근 ‘서울특별시교육청 디지털 성범죄 예방 및 교육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서울시교육감이 딥페이크 실태 조사를 매년 진행하고, 예방·대응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피해자 대상 심리 지원 등의 내용도 담겼다.

이 의원은 “규제만으로 딥페이크 성범죄를 막기 어려운 만큼 실태 파악과 관련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체계적인 사전·사후 대응책 수립과 피해 발생 후 적기 대응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국회를 향해서도 입법을 요구했다. 그는 “국회가 나서 디지털 기술 변화에 부합하는 윤리교육을 의무화하고 강력한 처벌 규정을 법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韓, 딥페이크 음란물 범죄 가장 취약…가해·피해자 대부분이 ‘10대’

딥페이크 성범죄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이후 텔레그램방에 대한 신고가 빗발치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현황 2차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9월 6일까지 초중고 학생, 교사,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허위합성물) 피해 신고는 총 434건이었다.

이 중 서울에서만 100건 넘게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9월 6일 기준 허위 영상물 범죄와 관련해 모두 101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피의자 중 52명을 특정했는데, 이 중 10대가 과반이 훌쩍 넘는 39명(75%)으로 나타났다. 20대는 11명(21%), 30대는 2명(4%)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뿐 아니라 피해자도 대부분이 10대였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에서 2023년 기준 허위 영상물 사건 피해자 527명 중 절반을 넘는 315명이 10대였다.

유난히 우리나라가 딥페이크 음란물 범죄가 취약하다는 조사도 있다. 지난 8월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사이버보안 업체 시큐리티히어로는 최근 ‘2023 딥페이크 제작물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딥페이크 제작물에 등장한 사람 중 53%가 한국 국적이었다. 그 뒤를 △미국(20%) △일본(10%) △영국(6%) △중국(3%)이 따랐다.

지자체나 교육청에서도 딥페이크에 대한 사태를 인지하고 피해 학생에 대한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딥페이크 피해 학생은 학교폭력 신고만 해도 온라인상의 불법 합성물에 대한 즉시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는 원스톱 통합지원을 9월부터 시작했다. 안심 지원센터 전문상담원을 통한 딥페이크 즉시 삭제, 법률·심리상담 등의 지원도 요청할 수 있다.

시의회에서도 현황 파악과 피해자 지원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조례를 발의했다. 이경숙 의원은 “딥페이크 성범죄는 제보를 받아 처벌하고 있는데, 그 이전에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이 선행돼 예방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조례를 발의했다”며 “시에서는 좀더 면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피해자에 대한 심리상담도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도 조례에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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