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열병식 후진타오·주룽지 불참…시진핑 독무대

2025-09-03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82)과 주룽지 전 총리(96)가 3일 열린 중국 인민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에 불참했다.

이날 열병식을 보기 위해 톈안먼 망루에 오른 원로 가운데는 리루이환 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원자바오 전 총리, 자칭린 전 정협 주석, 장더장 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위정성 전 정협 주석, 리잔수 전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양 전 정협 주석 등이 포함됐다.

후 전 주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후 전 주석은 2022년 10월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 폐막식에서 느닷없이 자리를 떠났다. 마치 양 팔을 붙들려 강제로 끌려나가는 것처럼 퇴장해 시 주석과의 불화설 등이 불거졌다. 후 전 주석은 같은 해 12월 장쩌민 전 주석 장례식 이후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적 없다. 현재 건강이 좋지 않다고 알려졌다. 주 전 총리 역시 2021년 7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 이후 공개 활동이 포착되지 않았다.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건강 문제로 추측된다.

시 주석은 처음으로 사실상 전임자 없이 열병식을 치렀다. 2015년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서는 시 주석 오른쪽으로는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외빈들이 앉았고, 왼쪽으로는 장 전 주석과 후 전 주석이 앉았다. 이번에는 관례를 깨고 시 주석 양 옆자리에 해외 정상들이 앉았다. 장 전 주석이 앉았던 시 주석 왼쪽 옆자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앉았다.

중국군 서열 3위이자 지난 3월 전인대 폐막식 이후 모습을 감춘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이번 열병식에도 보이지 않았다. 허 부주석은 반부패 혐의를 받아 당국에 구금돼 조사를 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중국군 서열 2위인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열병식에 참석했다. 다만 다른 정치국원과 달리 한 등급 높은 ‘은퇴한 상무위원’ 자리에 앉았다. 장 부주석은 한때 시 주석과의 권력투쟁설 이 돌았던 장본인이다.

반부패 숙청으로 인해 중앙군사위 7명 중 3명이 공석인 가운데 새로운 군 인물도 등장햇다. BBC는 시 주석이 사열할 때 차량 맞은 편에서 경례한 인물은 중부 전구의 한성옌 중장이라고 보도했다. 한 중장은 허베이성 장자커우 출신으로 공군 제3사단 사령관 등을 거쳐 서부 전구 사령부 부사령관을 역임했다. BBC는 상장(대장)이 아닌 중장이 열병식을 총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했다.

열병식은 시 주석의 권력이 강고하다는 점을 다시금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조너선 친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은 CNN에 “장쩌민과 후진타오 모두 10년간 한 차례만 열병식을 했는데, 시 주석은 벌써 세 번째 열병식을 열었다”면서 “그의 군부 통제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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