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스라엘, 미국 주도 가자 과도정부 설치 논의

2025-05-08

종전 후 가자 비무장화될 때까지 잠정 통치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기구는 배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미국 주도의 과도 정부를 가자지구에 세워 전후 가자 지구를 잠정 통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현지시간 7일 보도했다.

통신은 양국간 고위급 협의에서 미국 관리를 수장으로 한 과도 정부를 설치해 가자 지구가 비무장화되고 안정돼 독자 생존이 가능한 팔레스타인 정부가 탄생할 때까지 통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가자 과도 정부에 이스라엘 외 국가가 참여하고 팔레스타인 기술 관료를 영입하되 이슬람무장 단체 하마스와 현재 이스라엘 점령 서안지구에서 제한된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기구는 배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는 초기 단계에 있으며 과도 정부의 존속 기간에 대한 시간표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과도 정부는 미국이 2003년 3월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 정부를 전복시킨 뒤 설치한 연합임시통치기구와 유사한 형태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라크인 다수는 이 기구를 합법적 통치기구로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이 기구는 내란 확산을 막지 못하고 2004년 이라크 과도 정부에 권력을 이양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정부 미디어 사무소의 이스마일 알-타와브타 사무국장은 "가자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그들 자신의 통치자를 선택해야 한다"면서 미국 주도 과도 정부 구상을 일축했다.

미국 주도 과도 정부가 현실화하면 미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더 깊숙이 개입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 침공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중동 문제 개입 사례가 된다. 중동 내 미국의 동맹국, 적대국 모두로부터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한편 기드온 사아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4월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스카이뉴스 아라비아와 인터뷰에서 가자 종전 후 온건한 아랍국가들이 참여한 국제신탁이사회가 가자를 관리하는 과도 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아르 장관은 "우리는 가자 주민의 일상 생활을 통제할 생각이 없으며 가자 지구의 안전이 유일한 관심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신탁이사회에 참여할 나라는 거명하지 않았다.

UAE는 1월 미국과 이스라엘에 국제연합체에 의한 전후 가자 통치를 제안한 바 있다. UAE는 2020년 9월 이스라엘과 국교를 수립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주도 이스라엘 우익 연합정부 내 일부 인사들은 공개적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의 가자 소개와 유대인 정착촌 재건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일부 이스라엘 관리들은 대규모 팔레스타인인 이주 없이 미국 주도의 과도 정부 수립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는 보안 구역으로 지정된 지역만을 재건하고 영구적인 군사 기지를 구축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kongsik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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