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을 2-0으로 완파한 한국의 전술은 어땠을까

2024-10-10

한국이 요르단전에서 어떻게 싸웠을까. 전술은 유연했을까. 홍명보 감독이 선택한 전술은 무엇이었을까.

전술은 △포메이션 △공격전술 △수비전술 △압박 전술 △공수 전환 △개별선수 활약으로 나뉜다. 한국은 4-3-3을 썼다. 짧은 패스와 롱 패스를 고루 쓰려고 했다. 수비 라인은 다소 낮았다. 전진 압박을 많지 않았고 부분적인 압박은 측면에서 이뤄졌다. 공수 전환에서 속도를 높이려고 애썼고 공격 전환 시에는 측면을 주로 이용했다. 선수 특징을 고려해 좌우에 언발란스한 공격루트를 구축했다. 별로 특별한 게 없다고? 전술은 이미 공개된 책략들이다. 그중에 무엇을 택해 어떻게 운용하는지만 남는다. 경천동지할 전술을 내놓는 감독은 극히 드물다.

4-3-3에서 주요 전술이 무엇일까. 4-3-3은 공수비 비중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 미드필더, 풀백이 공격에 가담하면 공격력이 강해진다. 윙어, 미드필더가 수비에 열심이면 어디에서나 압박이 가능하다. 스리톱은 폭넓은 공격 전술을 가능하게 만든다. 스리톱이 중앙 집중형으로 좁힐 수도 있다. 반대로 스리톱이 간격을 벌리면 사이 공간을 미드필더 또는 풀백이 파고들 수도 있다. 미드필더 3명은 삼각형 또는 역삼각형 형태로 가동된다. 삼각형이면 수비형 미드필더가 2명이라 수비적이다. 역삼각형은 반대로 공격적이다. 윙어, 미드필더, 풀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유연하고 다양한 전술 변화가 가능한 게 4-3-3이다. 그만큼 복잡하고 유기적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황희찬·주민규·이강인이 스리톱을 이뤘다. 황희찬은 강한 피지컬, 골라인을 따라 파고드는 돌파가 장점이다. 이강인은 안으로 들어오면서 슛을 하는 인버티드 윙어다. 왼발잡이 이강인이 오른쪽에 배치된 이유다. 이강인이 인버티드 윙어라 그뒤 오른쪽 풀백에는 오버래핑이 좋은 설영우가 자리했다. 이강인이 비운 오른쪽 측면으로 올라간 설영우가 크로스를 올린 게 이재성의 선취골로 연결됐다.

황희찬과 엄지성이 부상으로, 주민규가 전술적으로 교체됐다. 이들과 다른 스타일인 배준호, 오현규가 투입됐다. 주민규는 중앙에 박혀 골을 노리는 스타일인 반면, 오현규는 상대적으로 빠르고 상대를 휘젓는 역동적인 킬러다. 0-1로 뒤진 요르단이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생긴 찬스에서 오현규가 골을 추가했다. 눈에 가장 띄지 않은 선수는 수비 전문 미드필더 박용우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눈에 띄지 않을수록 잘한 것이다. 그만큼 팀이 위기를 많이 맞지 않았다는 뜻이다. 물론 우리도 두세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경기 도중 위기를 맞지 않은 팀은 아무도 없다. 한국이 전반 상대 수비진을 끌어내면서 효과적으로 흔들지 못한 것은 개선해야 하는 숙제다.

축구에서 전술이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결코 아니다. 전술은 과정을 만들지만 마무리는 사람이 한다. 요한 크루이프는 “축구는 간단하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은 그걸 어떻게 수행하느냐다”고 말했다. 카를로 안첼로티는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성”이라고 강조했다. 조세프 하바슬은 “전술에 대한 논의가 과장됐다”며 전술적 접근보다 선수들의 본능적인 플레이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군나르 솔샤르는 “축구 승부는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내리는 결정에 따라 갈린다”며 “그들이 자유롭게 뛰고, 상황에 맞게 창의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에고 마라도나는 “축구는 기본적으로 매우 단순한 게임이다. 승리는 재능 있는 선수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다. 해리 레드냅은 “너무 많은 전술적 접근이 오히려 선수들을 억제할 수 있다. 그들이 본능을 믿고 자유롭게 플레이하게 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사비 알론소는 “전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상황에 따른 순간적인 결정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술은 효과적인 공략법일 뿐, 성공적인 마무리도, 치명적인 실수도 결국 선수의 몫이라는 의미다.

선수들의 컨디션은 날마다 다르다. 부상, 날씨 등 변수가 너무 많다. 용기를 잃을 수도 있고 흥분될 수도 있으며 동기부여가 안될 수도 있다. 선수 간 손발이 어긋날 수도 있고 선수 간, 지도자와 소통에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복잡한 기계처럼, 알고리즘으로 짜인 게임처럼, 모든 부품이, 모든 선수가 딱딱 맞게 움직이는 것은 태생적으로 불가능하다. 그게 실제 축구와 온라인 축구가 다른 이유며 실제 축구 전술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온라인 게임 전술보다 훨씬 복잡하고 훨씬 어려운 이유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