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 아닌 35번 유니폼, 그런데 경매서 4억8000만원에 낙찰···베라의 ‘희귀 유니폼’에 담긴 사연

2025-11-19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최고 포수로 꼽히는 요기 베라의 유니폼이 거액에 팔렸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19일 베라가 신인 시절인 1947년 두 번째 경기에서 착용했던 뉴욕 양키스 유니폼 상의가 경매에서 36만3505달러(약 4억8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베라가 1956년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팀 동료 돈 라슨의 퍼펙트게임 때 입었던 바지까지 18만8564달러(약 2억5000만원)에 함께 팔리면서 베라 관련 물품의 총낙찰가는 55만 달러(약 7억3000만원)로 늘어났다.

이번 경매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베라의 신인 시즌 유니폼에 담긴 특별한 역사다. 베라가 선수 생활 대부분 달았던 등번호는 8번이며, 이 번호는 양키스 영구 결번으로 지정돼 있다. 그런데 경매에 나온 유니폼은 등번호 35번이다. 베라는 1946년 38번, 1947년 35번을 쓰다가 1948년부터 8번을 달기 시작했다. 명예의 전당 포수 빌 디키가 쓰던 8번은 1947년 포수 애런 로빈슨에게 넘어갔는데 로빈슨이 1948년 팀을 떠나면서 베라에게 8번이 넘어갔다.

베라의 ‘35번 유니폼’은 당시 관행에 따라 지역 청소년 단체인 ‘할렘 보이스 앤 걸스 클럽’에 기증됐다. 이후 1959년 소니 마리노라는 한 소년이 기증 상자에서 무심코 이 유니폼을 골라내 보관하게 됐다. 유니폼 안쪽 태그에는 베라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으나, 유명한 영구 결번 8번이 아닌 35번이어서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채 장롱 속에서 잠들었다.

세월이 흘러 2009년 마리노의 가족이 84세가 된 베라의 사인회에 유니폼을 가져갔고, 베라는 직접 양키스 로고 아래에 사인을 남겼다. 이 유니폼은 기증과 우연한 소년의 선택, 베라가 생전 직접 사인을 남겼다는 역사가 더해져 요기 베라 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경매사 그레이 플란넬 옥션의 마이클 루섹 운영 이사는 “베라의 ‘첫걸음’을 상징하는 신인 유니폼과 ‘불멸의 이미지’인 퍼펙트게임 바지가 함께 경매에 나온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한편 베라의 물품 중 역대 최고가 기록은 2010년 56만4930달러(약 8억2700만원)에 팔린 라슨의 퍼펙트게임 당시 베라가 입었던 유니폼 상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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