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대토(守株待兎)와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조화(Balance)

2025-04-03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끊임없는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다. 사람들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를 요구받고 있고 이에 맞춰 살다보니 편리성은 높아졌지만 삶의 질은 많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과거의 지혜와 경험을 그대로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변형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수주대토(守株待兎)와 각주구검(刻舟求劍) 그리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사자성어를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수주대토(守株待兎)는 한비자(韓非子) 제5편 오두(五蠹)에 나오는 말이다. 이 이야기는 춘추전국시대에 송나라 농부가 밭일을 하다가 토끼가 나무그루터기에 부딪쳐 죽는 모습을 보고 얼른 가서 토끼를 잡은 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밭일은 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루터기에 앉아서 토끼가 다시 오기를 기다리다가 결국 한해 농사를 망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주대토(守株待兎)의 원래 의미는 “나무 그루터기를 지키면서 토끼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우연한 행운으로 얻은 것을 믿고 노력하지 않고 요행(僥倖; 뜻밖의 행운을 얻는 것)을 바라는 심리를 나타낸 것이다. 오늘날에는 좁은 식견이나 경험만을 믿고 옛것으로 오늘을 바라보려는 태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순자(荀子)의 제자였던 한비(韓非)는 공자와 맹자의 유가사상을 주장하는 낡은 정치판을 비판하는 의도로 수주대토(守株待兎)를 말하였다. 법가(法家)인 한비는 급변하는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혼란한 세상을 구제하는데 선왕(先王)들의 방침만을 가지고 백성을 통치하는 것은 수주대토(守株待兎)와 같은 어리석은 행위라고 주장한 것이다. 한비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군주는 옛날 방식이나 영원불변한 규범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그 시대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법인 법치(法治)를 통해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대토(守株待兎)와 비슷한 사자성어로 각주구검(刻舟求劍)이 있다. 각주구검(刻舟求劍)은 융통성이 없고 현실에 맞지 않는 낡은 생각을 고집하는 변화를 외면한 어리석음을 뜻하는 사자성어다. 각주구검(刻舟求劍)은 여씨춘추(呂氏春秋)의 찰금편(察今篇)에 나오는 이야기로, 초나라 사람이 배에서 칼을 물에 떨어뜨리고 그 위치를 뱃전에 표시해 놓았다가 나중에 배가 멈추자 배가 움직인 것을 생각하지 않고 뱃전에 표시해 놓은 위치에서 칼을 찾았다는 데서 유래했다. 이 말은 시류의 흐름도 모르고 융통성 없이 하나만을 고집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또는 시대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지만 옛날에 만들어 놓은 낡은 법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수주대토(守株待兎)는 ‘수(守)’와 ‘대(待)’자에 방점이 있으니 사람이 주도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행운만을 바라는 태도이고, 각주구검(刻舟求劍)은 ‘각(刻)’과 ‘구(求)’에 방점이 있으니 칼을 잃어버린 사람이 주도적인 노력은 했어도 상황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여전히 구태의연한 접근방식을 고집하는 태도를 나타낸다. 두 사자성어는 방점의 차이는 있지만, 시대와 환경이 바뀌었다면 고정된 사고방식으로는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비현실적인 태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은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서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알면, 이로써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느니라(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가이위사의(可以爲師矣).”에서 나온 말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온고(溫故)는 ‘과거의 지식을 배운 뒤에 거듭 반복해서 익히는 것’을 의미하고, 지신(知新)은 ‘미래의 창의나 탐험을 뜻하는 것으로, 언제나 새로운 것을 터득함이 있으면 배움에 대한 응용이 끝이 없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는 단순히 오래된 것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과거의 지혜를 현재 상황에 적절히 적용하는 능력을 키우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지혜가 필요하다. 역사적 사건이나 선조들이 남긴 교훈들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용하다. 또한 기업 환경에서도 이전의 성공이나 실패 사례를 분석하여 그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시장을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주대토와 온고지신은 서로 대조적인 개념이지만, 사실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수주대토와 각주구검이 주는 교훈은 우리가 무작정 과거의 경험이나 우연한 행운에 기대어 살아가는 태도를 경계하라는 것이고, 반면에 온고지신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개념의 조화를 통해 우리는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보다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김동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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