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구하기 어렵고 병충해 걱정돼요’…장마철 전북지역 과수 농가들 ‘울상’

2024-07-07

 주말부터 전북특별자치도에 본격적인 장마를 시작으로 집중호우와 폭염이 반복될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나오면서 전북지역 한 과수원 농장주는 한숨부터 내쉬고 있었다. A 농장주는 “비가 언제 올지 모르니 일손 구하기도 어렵고, 또 비가 크게 내리면 기껏 키워논 과일들이 병에 걸리거나 다 떨어져 버리니 이 또한 걱정부터 앞서고 있다”며 “수확기를 맞이한 복숭아 농가, 성장기를 지나는 사과 및 배 등 과수농가들에게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대비해야 할 지 고민스럽다”고 한탄했다.

 이처럼 급격한 기후변화가 이제는 새로운 사회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집중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일명 ‘변덕 장마’가 일상화 되면서 각종 농작물을 키우는 도내 농업인들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벼농사와 과수원, 농작물 등 1차산업의 비중이 높은 전북의 경우, 집중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풍수해 예방대책에도 큰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과 전북특별자치도 등 농관련 기관들의 보다 세심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본보는 이에 변덕 장마철을 맞아 많은 비와 강풍 등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전북지역 과수 농가들의 현장을 들여다 봤다. 지난 5일 오후 5시께 찾은 완주군 한 복숭아 농가에선 출하를 앞둔 노란색 복숭아 보호 봉투에 싸여 있는 복숭아들이 많았다. 자세히 둘러보니, 복숭아 나무 아래 낙과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불어닥친 비바람으로 쓰러진 나무들도 보였다.

 농장주 명신욱(61)씨는 “비는 물론이고 바람도 세게 불어서 나무가 넘어간 게 꽤 있다. 속상했지만 나름대로 솎아낸 나무들은 상품에 문제가 없어 복숭아를 키우고 있다”며 “그런데 이번 7월 장마는 나무가 망가지는 것도 문제지만, 아예 당장 팔아야 할 상품에 문제가 생길까봐 고민이 많다”고 힘들어 했다. 또 “낙과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그러려니 하긴 하지만, 비가 많이 내리면 훨씬 많은 복숭아가 떨어질 테니까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농장주 명신욱씨는 또 “복숭아는 땡볕에 일해야 한다. 일손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편이다”며 “그런데, 비온다고 하면 일을 못해 고민이 더 크고, 예보와 달리 비가 안 오면 사람을 찾느라 작업이 늦어지면서 인건비 손해가 크다”고 토로했다.

 지난 6일 김제시 한 사과 농장에서도 풍수해에 대한 우려감을 들어볼 수 있었다. 농장주 이민휘(64)씨는 “수확철을 앞두고, 장마철을 지나면서 병이 생길까, 벌레 먹을까 싶어 조마조마하다”며 “날이 흐리거나 비 내리면 한참 햇빛을 많이 받고 맛있게 자라야 하는데 물을 가득 먹어서 맛없기만 하는 건 아닌가 애타기도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달 들어 장마전선(정체전선) 영향으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예상됨에 따라 농작물과 농업시설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극적인 사전 관리가 필요하다”며 “현재 전국 75개 시·군 농업인을 대상으로 각종 기상 정보를 알림문자로 제공하고 있다. 농업인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 서비스 실시하겠다”고 답변했다.

이규희 기자

저작권자 © 전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