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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찬 코 “트럼프, 트랜스젠더 여성스포츠 제외 원칙 옳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차기 위원장 후보로 나선 세바스찬 코 세계육상연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랜스젠더 선수 여성 스포츠 제외 방침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 회장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피어스 모건 언센서드’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원칙적으로 옳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스포츠의 정당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문제는 경쟁의 정당성(integrity)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여성 스포츠 출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국무부가 IOC에 압박을 가하도록 권한을 부여해, 2028년 LA 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앞두고 포괄적 정책을 재검토하게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미국 입국 시 남성이 여성 스포츠에 참가하려는 경우 비자 발급 정책을 조정하라는 지침도 포함됐다. 코 회장은 트럼프의 비자 정책 등 미국 내 사정에 대해선 “그건 미국의 문제”라며 언급을 삼갔다.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스포츠는 명확하다. 논쟁이 이렇게까지 격화된 것이 오히려 놀랍다”고 밝혔다.
세계육상연맹은 트랜스젠더 선수와 성 발달 차이를 지닌 선수(DSD)에 대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정책을 마련 중이다. 선수의 생물학적 성별을 확인하기 위해 구강 점막(볼 안쪽)에서 유전자 검사를 하는 방식이 도입될 예정이다. 연구 결과, 사춘기 이전에도 성별에 따른 경기력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코 회장은 “여성 엘리트 스포츠에서 여성 카테고리는 신성불가침(sacrosanct)해야 한다”며 “젊은 여자 선수들이 성장 과정에서 자신들의 기량에 유리천장이 있다는 느낌을 받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육상연맹은 과학을 따랐고, 온건한 언어를 사용해왔다. 극단적인 입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코 회장은 오는 3월 20일 그리스에서 열리는 IOC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7명 중 한 명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러시아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 국가 자격으로 출전이 금지됐다. 그러나 개인 자격을 충족한 러시아 선수들은 중립국 선수로 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