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잉글리시] ‘패딩’은 콩글리시

2025-01-03

요즘 부쩍 날씨가 추워지면서 거리에서 패딩을 입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패딩’은 영어 단어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한국에서만 쓰이는 콩글리시다. 이렇게 솜이나 오리털을 넣은 외투를 나타낼 수 있는 영어 표현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padded coat, padded jacket, puffer jacket, down jacket 등이 일반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 흔히 ‘롱 패딩’으로 불리는 골반 언저리까지 오는 길이가 긴 패딩은 영어로 ‘벤치 코트(bench coats)’라고도 한다. 이는 겨울에 경기를 치르는 운동선수들이 벤치에서 입는 길고 두꺼운 겉옷에서 나온 말이다. 다만 ‘벤치 코트’는 영어 원어민 사이에서도 흔한 표현은 아니기에 혼선을 피하기 위해 ‘knee-length padded coat(무릎 길이의 패딩 코트)’ 등 옷의 길이와 함께 설명하는 것이 상대방이 이해하기 더 쉬운 방법이 될 수 있다.

한국에서 흔히 쓰는 ‘padded jumper(패딩 점퍼)’란 말을 영어권에선 사용하지 않는다. 영어권에서 ‘jumper(점퍼)’의 의미가 한국에서 사용하는 점퍼의 의미와 다르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점퍼는 겉옷이 아닌 일반적으로 상의로 입는 니트 의류를 의미한다.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콜린 퍼스가 입은 루돌프 무늬의 니트 상의를 영국에서 ‘크리스마스 점퍼’라고 하는 게 좋은 예다. 반면 한국에서 니트 의류는 흔히 ‘맨투맨’으로 칭하는 긴 팔 티셔츠 혹은 미국에서 ‘스웨터’라고 부르는 상의를 통칭한다.

한국에서는 잠바 혹은 점퍼는 외투를 의미한다. 이 경우 ‘재킷(jacket)’을 사용하면 모든 형태의 겉옷을 포괄적으로 지칭할 수 있겠다. ‘coat(코트)’도 보편적인 용어지만, 어떤 사람들은 코트라고 하면 더 두껍거나 부피가 큰 옷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코트와 재킷의 경계는 매우 모호하다. 패션 브랜드가 각자의 제품을 설명할 때 제각기 다른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한국에서는 스웨터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털실로 두툼하게 짠 상의를 의미하지만, 미국에서는 면이나 다른 소재로 만든 스웨터도 스웨터로 불린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이 모든 상의를 여전히 점퍼라고 부르거나 소재에 따라 ‘풀오버(pullovers)’ 또는 ‘저지(jerseys)’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네크 라인이 둥근 ‘맨투맨’이라고 부르는 것을 미국식 영어로는 ‘크루넥 스웨터(crew-neck sweater)’, 영국식 영어로는 ‘크루넥 점퍼(crew-neck jumper)’라고 부른다. 크루넥을 제외하고 단순히 스웨터 또는 점퍼라고 부르는 것도 괜찮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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