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특검의 교회 압수수색 및 종교 지도자 조사 등과 관련하여 이탈리아 종교사회학자 마시모 인트로비네가 영문 매체 비터 윈터(Bitter Winter)에 기고문을 실었다. 비터 윈터(https://bitterwinter.org)는 전 세계 종교자유와 인권을 옹호하고, 그 침해를 고발하는 영문 온라인 일간지이다. 인트로비네는 신종교운동을 연구하는 ‘신종교연구센터’(CESNUR) 창립자이자 전무이사로, 종교사회학 분야에서 약 70권의 저서와 100편 이상의 논문을 저술했다. 다음은 기고문 번역본이다. <편집자 주>
한국의 종교 자유 위기 ① “교회에 대한 잔혹한 단속”
교회들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국제적으로 알려진 종교 지도자들이 조사를 받고 있으며, 종교를 기반으로 한 정치 활동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2025년 8월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교회에 대한 심각한 단속”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명칭은 통일교, 현재도 종종 그 이름으로 불림)의 전직 임원과 관련한 형사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접했습니다. 그는 재정적 비위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 측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전직 영부인에게 보석과 디자이너 핸드백 등 고가의 물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가정연합은 해당 임원의 개인적 행위일 뿐 조직적으로 연루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검사팀은 한국 내 주요 교회 건물과 한학자 총재의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한 총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출국이 제한된 상태입니다.
이번 조치는 보수적 종교 단체에 대한 정치적 성격의 단속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실제로 7월 18일에는 세계 최대 오순절 교회 중 하나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수사 대상이 되었고, 그 이전에도 다른 보수 성향의 종교 단체들이 조사 대상이 된 바 있습니다.
일부 한국 정치인들은 일본과 중국의 영향을 받아 왔습니다. 두 나라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보수적 가치관을 지지하는 종교, 특히 가정연합과 같은 단체가 사회에 해롭다는 인식을 퍼뜨려 왔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한국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또 다른 종교 자유 위기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른 보수적 교회와 종교 단체들 역시 향후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일부 활동가들은 프랑스와 일본의 관련 법률을 참고해, 이른바 ‘사이비 종교’로 분류된 단체를 신속히 해체할 수 있는 새로운 법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권력 남용 혐의로 파면·구속되고, 이후 민주당이 집권하게 된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있습니다. 여의도 교회의 사례처럼, 윤 전 대통령을 지지했거나 지지한 것으로 의심된 종교 단체들이 제재 대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가정연합과 신천지는 과거 국민의 힘 대선 경선에 신도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반면, 국민의 힘 측은 2022년에는 신천지 신도들이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다는 주장이 있었다며, 특정 정당에 국한되지 않고 정치 활동에 개입해 왔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러한 종교적 정치 활동은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합법으로 인정되기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불법으로 규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흥미롭게도 미국에서는 최근 IRS(국세청)가 관련 정책을 수정해 교회가 신도들에게 집단 투표를 독려하더라도 세금 면제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필자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경험을 들어, 과거 기독교민주당이 교회를 통한 조직적 투표 동원을 해왔음을 언급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문제시되는 것은 ‘조직적 정치 개입’ 자체인지, 아니면 정치적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한편, 일부 지식인들은 한국이 종교에 우호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프랑스의 ‘라이시테’ 모델처럼 국가가 종교로부터 정치와 공화주의적 가치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의도 교회와 가정연합은 이번 단속이 필요 이상으로 과격하며, 성스러운 공간과 국제적으로 알려진 지도자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두 기관은 검찰이 성소의 신성함을 무시했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학자 총재는 국제적인 평화 교육 활동을 주도하는 인물로, 흔히 ‘평화의 어머니’로 불립니다. 모호한 혐의를 근거로 한 출국 제한 조치는 해당 운동의 국제적 활동에 큰 차질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특정 종교를 ‘사이비’로 규정하고 제약을 가하는 조치는 언론의 지지를 얻기 쉽지만, 결국 모든 종교에 적용될 수 있는 선례를 남깁니다. 반대 입장에 선 종교 단체는 해체 또는 존립 위기에 놓일 수 있습니다.
한국의 반(反)컬트 운동은 윤 전 대통령의 몰락과 맞물려 가속화되었지만, 그 뿌리는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한국 반컬트 운동의 기원, 탈퇴·개종 강요의 문제, 그리고 공산권과 중국의 영향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마시모 인트로비네 (이탈리아 종교사회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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