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웰바이오텍이 과거 야심차게 추진한 신사업이 모두 좌초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사업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들도 모두 매각된 상태다. 웰바이오텍은 과거 전기차 충전소, 바이오 등의 신사업을 제시해 적지 않은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특별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웰바이오텍은 현재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의 수사를 받고 있다. 웰바이오텍은 옛 삼부토건 관계사로 삼부토건 주가 조작에 동원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일준 전 삼부토건 회장 등은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등에 참석할 당시 웰바이오텍도 함께 참석해 재건 사업에 동참 의지를 보였다.

웰바이오텍은 2022년 전기차 충전소와 PDRN 두 가지 신사업을 제시했다. PDRN(Polydeoxyribonucleotide·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은 연어의 정액에서 추출한 DNA 물질이다. 웰바이오텍은 당시 PDRN을 활용한 화장품, 의약품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담당할 자회사 웰바이오텍EVC와 PDRN 사업을 담당할 자회사 웰바이오텍PDRN을 설립했다.
현재는 두 회사 모두 웰바이오텍 자회사가 아니다. 웰바이오텍은 2022년 5월 12일 웰바이오텍EVC을 설립하고 한 달 반 만인 6월 30일 웰바이오텍EVC 지분을 처분했다. 웰바이오텍EVC는 지난해 이브이루씨로 사명을 변경했다. 웰바이오텍이 어디에 웰바이오텍EVC를 매각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현재 웰바이오텍EVC(이브이루씨) 대표이사는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다. 또 지분을 매각한 2022년 6월 이후로도 웰바이오텍이 웰바이오텍EVC를 ‘관계사’ 혹은 ‘협력사’라고 표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구세현 전 대표가 2023년 웰바이오텍 대표에서 물러나자 웰바이오텍EVC도 웰바이오텍의 관계회사 목록에서 사라졌다. 이로 미루어 웰바이오텍이 구세현 전 대표 측에 웰바이오텍EVC를 매각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웰바이오텍PDRN은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에 공장을 준공하는 등 나름 적극적으로 사업에 나섰다. 정성주 김제시장은 2023년 6월 웰바이오텍PDRN 공장 준공식 당시 “웰바이오텍PDRN이 김제 신공장에서 더욱 크게 도약해 일류기업으로 거듭나 지역과 상생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며 “김제시는 지속적으로 각종 기업 지원시책을 발굴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일하기 좋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웰바이오텍PDRN의 2023년 기업 소개서에 따르면 웰바이오텍PDRN은 5년 후 매출 800억 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다. 결국 웰바이오텍은 2024년 6월 J 사에 웰바이오텍PDRN을 매각했다.

웰바이오텍은 2023년 짐바브웨 정부로부터 리튬 원광 수출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짐바브웨에서 채굴한 리튬 원광을 중국 리튬제련공장으로 보내 가공한 후 국내에 공급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리튬 관련 수익은 발생하지 않았다.
삼일회계법인은 리튬 사업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을 거절했다. 삼일회계법인은 “리튬원광 취득 거래와 관련된 거래 실질과 자금흐름의 타당성 및 거래와 연관된 당사자들의 특수관계자 여부 등을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웰바이오텍의 올해 상반기 매출 412억 원 중 99.16%인 402억 원이 복합운송 사업에서 발생했다. 웰바이오텍의 복합운송 사업은 자회사 로드스타씨앤에어가 담당한다. 웰바이오텍이 추진한 전기차 충전소, PDRN, 리튬 관련 사업은 수익을 내지 못했다.
이러한 웰바이오텍의 행보를 놓고 두 가지 해석이 나온다. 첫째는 단순 신사업 실패라는 것이고, 둘째는 애초부터 신사업 홍보를 통한 주가 부양이 목표였다는 것이다. 특히 리튬 사업 관련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도 제기된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8월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에 5월 핵심 광물 공급망 체계화 계획을 발표했다”며 “(웰바이오텍은) 두 달 후 리튬 원광 짐바브웨 수출 허가 받았다고 해서 돈을 확 당겼다”고 주장했다. 웰바이오텍이 리튬 원광 사업 발표 후 주가가 상승했는데, 주가 조작 세력이 이 시기에 맞춰 차익을 실현했다는 것이다.
웰바이오텍EVC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홍보에 활용된 바 있다. 웰바이오텍이 웰바이오텍EVC의 전기차 충전소를 우크라이나에 보급하는 방식으로 재건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한 것. 웰바이오텍은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내 최대 물류업체 등과 협력해 국제 물류 지원 및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팀은 웰바이오텍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에 편입돼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비즈한국은 관련 입장을 듣기 위해 웰바이오텍에 전화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핫클릭]
· 배경훈 과기부 장관 "AI 3대 강국은 미·중 수준 역량 갖추겠다는 것"
· 소비쿠폰 효과에 경기 반등?…건설 부진·재정적자 ‘발목’
· 동성제약 혈육 전쟁, 삼촌 이양구 전 회장 '판정승'
· 서울시, '전세사기' 사회주택 보증금 선지급한다더니 예산도 '아직'
· 미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 제약·바이오 업계 "남 일 아니다"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