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흥 2세 정향미, 신설 법인 통해 대우건설 자회사 지분 인수

2025-01-20

[비즈한국]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83)의 장녀 정향미 씨(59)가 신설 법인을 통해 대우건설 자회사 한국인프라관리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창선 회장은 슬하에 정향미 씨 외에 ​장남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57), 차남 정원철 시티건설 회장(56) 등 2남 1녀를 두고 있다. 중흥그룹은 정원주 회장의 중흥토건과 정원철 회장의 시티건설로 계열분리가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정향미 씨는 중흥그룹 계열사 지분을 ​유의미한 수준으로 ​보유하지 않았다. 정 씨가 향후 추가적인 지분 매입을 통해 본인의 영역을 구축할지 재계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정향미 씨는 지난해 7월 보유 중이던 나주관광개발 지분 20% 전량을 중흥토건에 매각했다. 중흥토건을 중심으로 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서다. 현행법상 지주사는 비상장 자회사 지분을 50% 이상 확보해야 하는데, 중흥토건이 보유한 나주관광개발 지분율은 20%였다. 이에 중흥토건이 정향미 씨 등의 지분을 인수해 나주관광개발 지분율을 50%로 끌어올린 것이었다. 정 씨는이 매각으로 현금 540억 원을 확보했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정향미 씨는 지난해 8월 제이앤케이에스(J&Ks)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정 씨가 J&Ks 지분 60%를 소유하고 있으며, 대표이사는 정 씨의 아들 김이준 씨(30)다. 정향미 씨는 지난해 12월 J&Ks에 295억 원을 대여했다. 이 대여금은 나주관광개발 지분 매각에서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같은달 J&Ks는 대우건설로부터 한국인프라관리 지분 41.43%를 300억 원에 인수했다. 한국인프라관리는 SOC(사회간접자본) 시설 통합운영관리 회사로 대우건설이 지분 100%를 갖고 있었다. 지분 매각을 통해 대우건설의 한국인프라관리 지분율은 58.57%로 줄었다. 현재 대우건설을 이끄는 김보현 대표는 정향미 씨의 남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유동성 개선을 위해 한국인프라관리 지분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프라관리 지분 매각이 대우건설 유동성에 큰 도움이 될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대우건설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2조 3255억 원에 달한다. 이 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877억 원이다. 대우건설이 당장 유동성 위기에 처한 것도 아니다. 300억 원이 급한 상황은 아닌 셈이다.

반면 올해 건설경기 한파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300억 원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일례로 신동아건설은 최근 60억 원의 어음을 상환하지 못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계와 관련해 “주요 건설사의 2024년 4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며 “아직은 외형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정향미 씨 입장에서는 한국인프라관리의 성장이 중요하다. 한국인프라관리의 매출은 2022년 404억 원에서 2023년 463억 원으로 14.69% 증가했다. 다만 2024년 1~3분기 매출은 349억 원을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4년 전체 매출도 2023년 대비 부진할 전망이다. 한국인프라관리는 매년 20억 원을 배당으로 책정해왔다. 한국인프라관리가 올해도 20억 원을 배당한다면 J&Ks는 올해 배당금으로 8억 2854만 원을 수령하게 된다.

재계에서는 정향미 씨의 추가 행동 여부에 주목한다. 정창선 회장의 장남 정원주 회장은 중흥토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차남 정원철 시티건설 회장은 시티건설 지분 100%를 확보해 나름의 영역을 구축했다. 그러나 정향미 씨나 남편 김보현 사장은 중흥건설산업 지분 0.98%를 제외하면 중흥그룹 계열사 지분을 ​유의미한 정도로 ​가지고 있지 않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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