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장비 업체 ASML이 경기도 화성에 신사옥을 마련하고 한국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ASML은 지난달 화성 '뉴캠퍼스'를 완공하고 입주를 시작했다. 인력과 설비를 이전 중으로, 9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ASML은 세계적 반도체 장비사다.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 유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이 고객사다.
ASML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과 협력 강화를 위해 2400억원을 투자, 신사옥을 지었다. 사무공간인 A동과 산업시설인 B동으로 구성되는데, B동에 유지보수를 지원하는 '로컬 리페어 센터(LRC)'가 들어선다. 장비 관리 외에도 부품 현지화를 추진하는 곳이다. ASML은 국산 수리부품 비중을 최대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 국내 부품사와의 협력 확대가 예상된다.
회사는 또 첨단 교육 시설인 글로벌 트레이닝센터도 마련했다. 심자외선(DUV)·EUV 노광장비를 갖춘 실습 중심의 교육 환경을 구축, 고객사 엔지니어들이 실제 장비를 기반으로 신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ASML 관계자는 “한국 내 사업 규모 확대에 따라 신사옥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며 “국내 임직원 2500여명 중 1000명 이상이 이곳에서 근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ASML이 삼성전자와 함께 화성시에 1조원을 투자해 구축하려던 공동 R&D센터 설립 계획은 잠정 보류된 상태다. 시황 변화로 다른 협력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