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pl Original
자영업의 스타트업化,
어디까지 가봤니?
요즘 자영업, IT 스타트업 뺨친다. 맛과 성실함도 중요하지만 10~20개에 이르는 IT 플랫폼을 관리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기 어려워서다. 높아진 인건비로 직원은 줄였는데, 배달·리뷰·홍보 등 사장님들이 신경 쓸 IT 도구들은 너무나 많다. 비용도 만만찮다. 고깃집 브랜드 ‘뭉텅’을 운영하는 방강민(37) 잇사이트 대표는 “매출의 15~20%가 매달 IT 플랫폼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화는 누군가에겐 기회다. IT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면 구석진 가게에서도 손님을 줄 세울 수 있고, 인공지능(AI)에 리뷰 관리를 맡겨 소셜미디어(SNS) 추천 맛집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스타트업처럼 벤처캐피털(VC)·액셀러레이터(AC)와 함께 전국으로, 세계로 성장하는 목표를 세우기도 한다. 인구 10분의 1(560만 명)이 자영업자인 대한민국에서 자영업자로 IT와 함께 살아남는 법, 더 나아가 기업가로 성장하는 법을 담았다.

1. 달라진 자영업 생존의 법칙
자영업 생존의 법칙이 바뀌었다. 오프라인 경쟁의 장이 온라인과 모바일로 확대되면서다.
역세권 대신 ‘배세권’ ‘네세권’: IT 플랫폼 내 자리 경쟁은 오프라인 매장 입지 못지않게 중요해졌다. 오프라인에서 역세권 찾듯이 배달 플랫폼과 네이버 같은 포털에서 더 위에, 더 눈에 띄기 위해 많은 자영업자들이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광고비를 결제한다. 모바일 입지(플랫폼 내 노출 위치)는 실시간으로 바뀌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김혁 한국외식산업진흥원장은 “옛날처럼 맛 좋고, 물건 좋다고 해서 잘 팔리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리뷰 창도 닦으세요”: 방강민 대표가 가맹점주 교육 때마다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점주님, 가게 유리창만 닦지 말고 네이버 리뷰 창도 닦으셔야 해요.” 많은 고객 리뷰를 받고 거기에 하나하나 성실히 응답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인천과 동탄에서 이정닭갈비를 운영하는 정연우 대표도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에 올라가는 가게 정보를 부지런히 업데이트한다. 정 대표는 “포털에 소개되는 한 줄로 손님이 올지 말지 결정된다”며 “챗GPT까지 활용해 가게 정보를 업데이트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