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축구 적응 끝~ 등번호 10번 남태희…“10골·10도움 보여주마”

2025-02-09

“10년 넘게 여러 리그 여러 팀에 몸담았는데, 이제껏 경험한 프리시즌 중 이번 겨울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정을 마치고 보니 90분을 넘어 100분을 뛸 수 있는 몸이 만들어진 것 같아 만족합니다.”

프로축구 K리그 제주 SK가 겨울 훈련 캠프를 차린 일본 가고시마는 예상외로 쌀쌀했다. 여느 해 낮 최고 섭씨 15~20도인 기온이 올해는 5도 정도로 뚝 떨어졌다. 바람이 제법 거셌고 진눈깨비도 흩날렸다. 제주 공격수 남태희(34)는 “K리그1 새 시즌(15일 개막)이 코앞에 다가온 만큼 한국과 기온 차가 너무 크면 오히려 좋지 않다”며 “개막에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남태희는 지난해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에서 뛰던 중 여름 이적 시장에 제주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김학범 제주 감독의 부름에 응했는데, K리그 팀에서 뛰는 건 처음이다. 잔부상으로 8경기(3도움) 출장에 그쳤다. 남태희는 “제주가 지난 시즌 리그 최저 득점(38골) 팀이다. K리그 데뷔골을 넣지 못해 아쉽고 부끄러웠다”며 “공격진 최고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은 겨울 훈련 기간에 ‘100분 축구’를 화두로 꺼내 들었다. 전후반 정규시간인 90분을 넘어 100분간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라는 주문이다. 실제로 훈련 도중 미니게임을 진행할 때면 김 감독은 “더 압박해” “물러 서지마” “볼 뒤로 돌리지 마” 등 불호령을 쏟아냈다. 남태희는 “김학범 감독님 훈련의 강도가 높다는 건 익히 들어 알았다”면서도 “직접 해보니 상상 이상이었다. 체력 좋은 어린 후배들도 나만큼 힘겨워하는 걸 보며 위안을 얻었다”고 털어놓았다.

혹독한 담금질 덕분에 남태희는 ‘감귤 메시’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과거 ‘카타르 메시’로 불렸던 그에게 제주 팬들이 붙여준 새 별명이다. 등 번호도 지난 시즌의 11번 대신 과거 해외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에서 달았던 10번을 받았다. 그는 “등 번호는 그저 숫자가 아니다. 10번은 9번(스트라이커)과 함께 팀 공격 전술의 구심점”이라며 “등 번호에 걸맞은 책임감을 가지고 뛰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올 시즌 도전 과제는 10골·10도움이다. 내가 목표를 달성하면 제주도 1차 과제인 상위 스플릿(1~6위) 진출을 넘어 더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은 “전력 보강의 마지막 숙제가 스트라이커와 윙어 영입이다. 두 자리 모두 외국인 선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쓸 만한 자원들을 영입하기 전까지는 (남)태희가 해결사 역할까지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는 오는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 FC서울과 홈 개막전을 치른다. 김 감독은 “서울이 포지션별로 보강을 잘했다. 리그 4연패에 도전하는 울산 HD와 함께 우승 후보로 꼽을 만한 팀”이라면서도 “상대가 누구든 안방에선 무조건 이기겠다. 100분 축구로 서울부터 매운맛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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