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타이타닉호가 침몰하기 전 작성된 한 탑승객의 편지가 영국 경매에서 30만파운드(약 5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타이타닉에서 작성된 서신 중 최고가 기록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 편지는 헨리 올드리지 앤드 손 경매소에서 판매됐다.
아치볼드 그레이시 대령이 지인에게 쓴 것이다. 편지 날짜는 1912년 4월10일로, 그레이시 대령이 객실에서 작성한 뒤 4월11일 타이타닉이 아일랜드 퀸스타운에 정박했을 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10일은 타이타닉이 북대서양에서 빙산과 충돌해 침몰하기 5일 전이다.
현지 언론은 이 편지에 대해 “예언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레이시 대령은 편지에 “무척 좋은 배다. 그러나 나는 여행이 끝날 때까지 배에 대한 판단을 미룰 것”이라고 적었다.
이 외 편지에는 “오션익은 오래된 친구와 같다. 이 큰 배처럼 화려한 스타일과 다양한 즐거움은 없지만, 그녀의 견고한 해양 특성과 요트 같은 외관은 제가 그녀를 그리워하게 한다. 따뜻한 배웅과 함께 성공과 행복을 기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가 담겨 있다.

그레이시 대령은 타이타닉 생존자 중 한명이다. 1998년 개봉한 영화 ‘타이타닉’에도 등장하는 인물이다.
사고 당시 그레이시 대령은 접이식에 매달려 버틴 끝에 다른 구명보트에 구조됐다. 이후 뉴욕으로 돌아가 자신의 경험을 담은 ‘타이타닉에 대한 진실(The Truth about the Titanic)’이라는 책을 집필했다.
그는 사고에서 살아남았지만 저체온증과 신체적 부상으로 건강이 악화해, 결국 같은 해 12월 사망했다. 책은 1913년 출간됐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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