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주도로 1945년에 세워진 세계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이를 지탱해오던 세계 최강국 미국이 이를 무너뜨리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이 주도하던 기존 동맹체제와 자유무역체제를 무너뜨리고 모든 국가를 적대시하며 높은 관세를 부과하여 미국의 이익에 종사하기를 강요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에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라고 요구하고,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고 하고,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악해 개발하겠다고 하고,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에 대한 항전 포기를 강요했다.
그러면서 파나마 운하를 중국이 운영한다며, 그린란드의 사방에 중국의 배가 있다며, 이를 미국이 점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태평양과 대서양의 그리고 북극의 최단항로를 미국이 장악하여 타국의 운송을 통제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또한 그린란드와 우크라이나의 희귀 광물에 욕심을 내고 있다. 아마 각국과의 거래에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21세기 백주대낮에 미국의 영토적 욕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국이 노골적으로 미국우선주의를 강요하면서 전통적으로 미국의 강력한 우방국이던 캐나다, 유럽, 동아시아에서도 많은 혼란이 나타나고 있다. 더 나아가 반미정서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편입하라는 트럼프의 주장을 캐나다인들은 캐나다에 대한 무시이자 조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캐나다의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는 즉각적으로 미국수입품과 미국에 수출하는 전기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미국은 다시 관세를 50%로 올리겠다고 했다. 캐나다인의 90%가 미국의 조처에 반대하면서 미국산 제품의 불매운동과 미국여행취소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면서 팔꿈치를 들어 미국과 싸우자(Elbows Up), 캐나다제품을 애용하자는 구호가 널리 퍼지고 있다. 미국의 최대 우방국이었던 캐나다가 미국에서 멀어져 유럽연합(EU)에 가입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을 가장 든든한 우방국으로 생각하던 유럽사람들도 점차 트럼프의 반유럽발언이나 무역보복에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는 유럽이 미국의 국방지원을 갈취해왔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나토에서의 탈퇴와 미군의 감축으로 위협하기도 한다. 트럼프는 러시아와 협상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철저히 무시했다. 트럼프가 러시아에 양보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유럽의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유럽도 그만큼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버번 위스키, 페이스북 등 미국의 상징적 제품이나 공화당 텃밭인 중서부의 농축산물에 주로 부과하고 있다. 그러자 트럼프는 다시 유럽산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프랑스 재무장관은 “프랑스는 반격할 것”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유럽인들도 미국산 불매운동(Boycott USA)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에 대한 불매운동이 거세져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가 벌써 절반으로 떨어졌다.
그러면서 유럽산을 소비하자는 운동(Buy Europe)이 크게 확산하고 있다. 유럽이 미국에서 떨어져 독자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독일인들의 미국에 대한 신뢰가 우크라이나와 보복관세 사태를 거치며 84%에서 16%로 급락했다. 미국은 서구의 일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9년 독자적인 유럽군을 창설하자고 주장했었다. 다른 지도자들도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미국과의 협력을 줄이고, 자체역량을 강화하고, 중국이나 동아시아나 인도 등과 협력을 강화하려고 한다.
트럼프는 미국 중심적 공격적인 언사와 행동으로 기존 세계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미국의 전통적인 서구, 동아시아, 중남미 우방국에서도 불안감이 커지며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동맹체제의 와해로 세계혼란이 커지고 있고 미국에게도 매우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정덕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초빙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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