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 낮 12시26분쯤 대전 대덕구 비래동에 있는 다세대주택 3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6분만에 꺼져 큰 재산 피해나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전기레인지 주변에 있던 가재도구 일부가 불에 탔다. 집 안에 설치된 전기레인지가 과열되면서 발생한 화재였다.
화재 당시 집 안에는 사람이 없었다. 화재 원인을 조사한 결과 불을 낸 ‘범인’은 고양이였다. 불이 난 집에서는 고양이 3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고양이가 조작 버튼을 건드려 전기레인지가 켜지면서 화재로 이어진 것이다.
앞서 지난 3월에도 대전 서구 괴정동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유사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에는 주택 내부가 타고 그을려 소방서 추산 87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역시 집 안에 있던 고양이 2마리가 전기레인지 전원 버튼을 건드려 발생한 화재였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이같은 화재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3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대전에서만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가 36건 발생했다. 한 해 평균 12건으로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반려동물 화재가 일어난 셈이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4건이 발생했다.
화재는 주로 1인 가구가 많은 다세대주택에서 반려묘로 인해 발생한다. 터치 방식으로 작동되는 전기레인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고양이는 높은 곳을 쉽게 오르내리는 특성이 있고, 발바닥에 땀이 나 사람 손가락과 유사한 접촉 감도를 갖기 때문에 터치 방식의 스위치를 건드리면 쉽게 작동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전기레인지를 사용하는 경우 안전캡을 설치하거나 외출시 플러그를 분리하고, 주변 가연물 정리 및 접근 차단, 가정용 폐쇄회로(CC)TV 설치 등으로 화재를 사전에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