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엔 죄다 남자 옷인데요?” 조현병女 죽음, 언니의 헛웃음

2025-09-02

소방대원들은 방범창을 뜯고 들어간 모양이다.

세탁실 쪽 창문이 열려 있었을 게다.

현관문을 따느니 그게 나은 선택이다.

그렇게 집은 덜 훼손됐다.

하지만 고인이 원래부터 열어 놨을 창을 통해 시취는 가스처럼 새 나갔다.

아파트 복도 전체가 악취로 폭발 직전이었다.

시신 수습 뒤 세탁실 창문을 닫아 뒀다는데도 오래 방치된 시신이 뿜어댄 냄새는 가시지 않았다.

극에 달한 이웃들의 원성에 의뢰인은 반쯤 정신이 나갔다.

“다 치워주세요. 그런데 냄새도 치울 수 있나요?”

무더위가 밀려오기 전의 일이다.

조금이라도 그 뒤였으면 더 끔찍했을 거다.

여동생이 죽었다.

의뢰인은 언니였다.

현장은 8층짜리 옛날 복도식 아파트였다.

엘리베이터에서부터 ‘죽음의 냄새’가 비릿하게 풍겼다.

각오하고 현관문을 연다.

짐작대로 바닥엔 이불과 옷가지가 얼룩덜룩하다.

부패된 시신을 수습할 때 이럴 수밖에 없다.

시신이 썩으면 모든 동물의 사체처럼 부패물이 흘러나온다.

아주 미끄러운 기름 형태의 물질이다.

잘못 밟으면 자빠진다.

죽은 인간의 몸에서 즙처럼 빠져나와 지독한 악취를 뿜는 기름덩이에 내동댕이쳐져 버둥댄다고 생각해 보라.

그래서 되는 대로 방을 뒤져 이부자리며 옷가지를 바닥에 까는 것이다.

어느 정도 부패물을 흡수해 미끄러짐을 막는다.

몇 겹 더 깔아 신발에 부패물이 묻는 걸 방지한다.

시신의 기름을 자칫 밟는다면 당신의 발걸음 어디에나 사자(死者)가 뿜어대는 역한 냄새가 꽤 질기게 따라갈 것이다. 당신의 집에까지도….

아파트는 낡았지만 꽤나 널찍했다

넓은 거실에 커다란 주방.

별도의 세탁실.

큰 방도 2개였다.

기다란 베란다를 확장했다면 더 넓어 보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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