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정부가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정책을 국가 차원에서 처음 실행한 것은 2004년 ‘Study Korea Project’(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 종합 방안)부터이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국내 대학의 국제화 및 경쟁력을 강화하고 유학생을 통해 한국을 해외에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 덕분으로 외국인 유학생은 2003년 약 1만2000명에서 2010년에 8만4000명으로 늘어났다. 2012년 정부는 ‘Study Korea 2020’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명을 유치하기로 했다. 2023년 정부는 ‘Study Korea 300K Project’(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명을 유치하는 것이며 주요 내용은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의 개편, 유학생 유치 지원을 위한 규제 완화, 유학생 취업 연계 강화 및 우수 인재 정주 지원 강화 등이다.
2024년 기준 외국인 유학생은 20만9000명으로 2014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외국인 유학생은 한국어 능력 부족, 문화적 차이, 사회적 고립감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먼저 한국어 능력 부족으로 인해 수업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고 발표나 토론에 참여하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행정 업무도 제대로 처리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인사법, 식사 예절, 대화 방식 등이 달라 당황하거나 실수할 수 있고 직접적 또는 간접적인 표현, 감정 표현 방식 등이 달라 오해를 살 수도 있으며 문화적 충돌로 인해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렇게 한국어 능력이 부족하고 문화적 차이를 느끼면 한국 학생들과 친해지기 어렵고, 그 결과 자기들끼리만 어울려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기 쉽다. 이상의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한국어 교육을 통해 한국어 능력을 신장해 주고 적절한 문화교육을 통해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사회적 고립감에서 벗어나게 해 주어야 한다.

다행히도 외국인 유학생 대상 문화교육은 최근 들어 점점 강조되고 있다. 이 교육을 크게 나누면 한국문화와 대학문화로 나눌 수 있다. 한국문화는 한국의 역사, 제도, 생활, 예술, 문학, 문화유산 등 한국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 이 교육은 크게 세 가지 문제점을 보인다. 첫째,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둘째, 문화와 관련된 요소들을 망라하다 보니 학습 내용이 너무 많을 수 있다. 셋째, 한국과 관련된 것만 가르치면 이에 대한 거부감이 들 수 있다. 한편 대학문화를 가르치는 교재는 유학생들이 대학 생활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교재는 수강 신청, 동아리 가입, 선후배 관계, 교수와의 면담, 장학금 신청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유학생에게는 유익한 정보들이지만 문화를 너무 좁게 그리고 너무 기계적으로 접근하는 단점을 보인다.
이 두 가지 문화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호문화교육 교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 교재는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의 ‘만남’에서 생기는 오해와 그로 인한 갈등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고, 이러한 사례를 통해 문화 개념 소개로 시작하여 자문화 인식, 타문화 발견, 양문화 비교(갈등), 문화상대성 이해, 타문화 존중으로 나아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문화를 보는 관점’을 가르친다. 이러한 상호문화교육은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이 섞여 있는 교실에서 이루어지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장한업 이화여대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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