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오요? 포기하지 말자는 겁니다. 목표는 완등이고요.”
한국 장애인 철인3종 국가대표 조해성(42)이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2025 스포츠클라이밍 & 패러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담담하게 밝힌 심정이다.
조해성은 2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철인3종 경기에 출전하다가 클라이밍 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고 해서 도전해보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6년 작업 중 사고로 왼발을 다쳐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했다. 조해성은 2022년 전국장애인체전에서 두 팔이 없는 김황태가 철인3종 경기에 출전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감동을 받아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2024년 전국장애인체전 철인3종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우리나라에서 패러클라이밍은 거의 활성화되지 않았다. 패럴림픽이나 패러아시안게임에서도 아직까지는 정식 종목이 아니었다. 조해성 역시 클라이밍 훈련을 받은 기간은 3개월 남짓으로, 이번 대회가 한국 선수로서는 첫 패러클라이밍 세계선수권 출전이 된다.

조해성은 “많은 나이에 우리나라에서 처음 패러클라이밍을 시작했다”며 “나이는 많지만 경험은 부족하다. 포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완등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황태로부터 어떤 말을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한동안 울먹이며 “두 팔 없이 철인3종을 하는 모습이 내가 운동을 시작하는 데 큰 동기가 됐다. 존경하는 선배다. ‘축하한다, 꼭 완등하라’고 격려해줬다”고 덧붙였다.
패러클라이밍 코스는 비장애인 코스와는 다르다. 상대적으로 쉽게 구성되지만, 선수들의 신체적 제약으로 인해 완등은 결코 쉽지 않다. 조해성을 지도하는 서종국 감독은 “나부터 장애인 클라이밍을 연구하고 있다”며 “선수들의 신체 상태와 코스에 맞는 등반법을 고안해 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 감독의 목표 역시 “완등”이다. 서 감독은 2024년 파리 올림픽과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스포츠클라이밍 대표팀을 이끈 지도자로, ‘제2의 김자인’, ‘암벽 천재’로 불리는 국가대표 서채현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한편 패러클라이밍은 오는 2028년 LA 패럴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남녀 각각 4개 부문, 총 8개 종목이 열리며, 하지 장애 선수가 출전할 수 있는 종목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