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청년 노동자의 비극, 더 이상은 없도록

2024-06-26

전주시 팔복동의 한 제지공장에서 지난 16일 19세 청년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청년은 이날 공장 설비를 점검하기 위해 혼자 기계실에 갔다가 쓰러졌고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유가족과 전북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는 25일 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안타까운 죽음의 진상규명을 강력 촉구했다. 이들은 “사고 당시 2인 1조 작업 수행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았고, 사측의 구호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죽음은 명백한 인재”라고 호소했다. 전남의 한 특성화고교를 졸업한 고인은 사고 6개월 전 이 회사에 정직원으로 입사했다. 사고 이후 공개된 고인의 메모장에는 19세 노동자의 자기계발 계획과 인생 목표 등이 빼곡하게 적혀 있어 주변을 먹먹하게 했다.

산업현장에서 청년 노동자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산업현장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산업재해는 비슷한 양상으로 반복되고 있다. 특히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청년 노동자들의 비극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산업현장 안전관리 문제가 거듭 부각됐지만 달라진 게 없다. 지난 2016년 서울 구의역 승강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19세 김모군이 혼자 스트린도어를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당시 온 국민이 함께 슬퍼하면서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고, 응답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청년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졌다.

일터에서 사망한 청년 노동자의 부모는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 속에 산재 인정 등의 문제로 힘겨운 싸움에 나서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전주 제지공장 청년 노동자의 유가족도 사고 원인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측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우선 이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원인부터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규정에 어긋난 부분이 있었다면 그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은 이런 안타까운 죽음과 마주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세우고 강력하게 시행해야 한다. 기존의 산업안전 대책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의 산업재해 예방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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