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고려아연 분쟁 장기화에 미소짓는 NH증권

2025-04-03

[FETV=박민석 기자]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NH투자증권(이하 NH증권)이 가장 큰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MBK가 고려아연 지분 매입을 위해 빌린 차입금 만기일이 2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NH증권이 금리 조정 등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MBK가 홈플러스 사태로 국내 주요 LP(출자자)로부터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 NH증권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작년 9월 MBK파트너스(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를 위해 대여한 1조5785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가 오는 6월 말 도래한다.

이 차입금은 MBK가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지분 14.6%를 확보하기 위해 투입했던 금액이다. 지난 9월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를 위해 MBK는 SPC(특수목적법인)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총 2조5140억원을 투입했고, 자금 중 70%에 달하는 금액을 NH증권으로부터 빌렸다. NH증권은 연 5.7%의 고정금리를 적용했다. 이에 만기까지 NH증권이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과 공개매수 수수료는 약 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업계에서는 NH증권이 다가오는 차입금 연장 및 재조정 과정에서 MBK에게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됐고, 특히 MBK가 최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앞서 MBK는 지난달 28일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측과 표대결을 통해 이사회에 3인(권광석 前우리은행장, 강성두 영풍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입성시키는데 성공했다. 이후 MBK는 정기주총에서 일부 의결권이 제한된 채 안건 표결이 진행된 것에 대해 가처분 소송도 준비하고 있어, 사측과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MBK가 최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를 기습적으로 신청해 국민연금 등 국내 주요 LP(기관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 새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MBK는 지난달 법원에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후에야 1조3000억원 규모의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을 찾아갔으며, 이전까지 법정관리 관련 어떠한 정보도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리스크로 금융사들은 MBK와의 거래를 꺼리고 있으며, 거래를 하더라도 추가적인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렇듯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MBK입장에서는 패키지딜로 맺어진 '파트너'인 NH증권과 기존 대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NH증권은 고려아연 이전에도 오스템임플란트, 커넥트웨이브 등 MBK가 진행한 공개매수 주관사로 참여해 일정 수익을 거둔 바 있다.

NH증권측에선 차입금 연장 관련해서는 정해진게 없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차입금 연장 관련)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채권자인 NH증권이 수익성만을 생각하면, MBK와 더 좋은 조건으로 차입금 연장을 선택하는게 맞지만, 최근 정계와 여론에서 투기자본과 결탁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를 주저하는 것이라 보고있다. 특히 MBK와 파트너십 지속적으로 가져갈 경우 올해 리테일 부문 강화에 나선 NH증권의 이미지 타격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박희승·정진욱 의원은 MBK·고려아연 M&A 시도 규탄 기자회견에서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사모펀드의 공격에 농민들의 자금을 기반으로 한 NH투자증권이 주요 자금원으로 등장했다는 데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농협과 NH투자증권이 투기 자본과 결탁해 대한민국 근로자의 일자리를 줄이고, 향토 기업을 위협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큰 실망감을 안겨준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채무자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유리하게 조건으로 갱신하는 것은증권사로서 당연한 판단"이라며 "다만 이 경우 추가 수익은 기대할 수 있으나, 이번 건의 경우 MBK측에 쌓인 부정적인 여론도 떠 안는 것이기에 수익성만 보고 차입금 연장 여부를 결정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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