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할까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지음 | 김지현 옮김
북다 | 380쪽 | 2만1000원
우리가 슬퍼하거나 화를 낼 때 반려견이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우리를 위로하기 위해서일까.
프랑스의 인지심리학자 플로랑스 고네에 따르면 이런 생각은 지나치게 인간의 입장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 “반려견이 주인의 슬픔을 인지하고 공감하기 위해 주인에게 다가가는 것인지, 주인이 흐느끼면 자기를 쓰다듬어 준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배운 것인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주인의 얼굴에 묻은 눈물을 핥으면 기분 좋은 짠맛이 날 텐데, 그것만으로 좋은 기회이겠죠…” 당신의 눈물을 노린 것일 수도 있으니 착각하지 말란 얘기다.
이 책은 프랑스 심리학자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이 심리학자, 과학자, 생물학자, 철학자, 인간학자, 행동학자, 동물심리학자, 동물행동학자, 역사학자 등 전문가 30여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동물과 관련한 인간의 오해를 깨부수는 책이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만이 동족을 죽인다고 생각하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영장류 학자 30명이 1960년대 이후 야생 침팬지를 연구해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내 18개 침팬지 공동체에서 동족 살해가 152건 발견됐다. 영아 살해도 드물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새끼를 죽이는 동물은 119종에 이른다. “인간 외의 종이 인간보다 더 야만적이거나 덜 야만적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동물기호학자 아스트리드 기욤은 학문, 경제, 식습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종차별을 벗어나 휴머니멀리즘(human+animal+ism·인간동물주의)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지각력을 지닌 모든 존재는 동등한 관계에서 존중을 바탕으로 종과 종 사이에 유대를 맺을 권리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