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고부가가치 선박을 위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 조선업계가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바짝 따라잡고 있는 가운데, 절대 우위의 초격차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업계 내 우위를 다지려는 복안이다. 다만 조선 3사 가운데 한화오션은 오히려 연구개발비용이 줄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조선 3사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작년 연구개발비는 각각 1944억원, 8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20억원, 147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그에 반해 한화오션은 작년 연구개발비로 668억원을 투자, 전년보다 94억원 쪼그라들었다.
이들 기업 중 3년간 연구개발비용 폭이 가장 오른 곳은 HD한국조선해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3개년 누적 기준 연구개발비는 2022년 1250억원에서 2023년 1624억원, 2024년 1944억원까지 늘었다. 전년 대비 20% 증가, 2년 전보다는 무려 56% 늘었다.
삼성중공업의 연구개발비용도 증가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22년 615억원이던 연구개발비를 2023년 688억원, 작년 835억원까지 늘렸다. 전년보다 21% 올랐으며 2년 전보다는 36% 확대됐다.
두 회사가 최근 R&D 투자에 힘을 주는 데에는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기술력을 의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부가가치가 낮은 저렴한 선박 위주로 수주를 이어왔으나, 최근 액화천연가스(LNG)나 이중 연료 엔진 등 기술력이 바탕이 되는 친환경 선박 건조를 늘리며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바짝 따라잡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다.
산업연구원이 작년 발표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2023년에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 부분에서 중국이(90.6점) 우리나라(88.9점)를 추월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친환경 선박 건조를 대폭 늘려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다만 3사 가운데 유일하게 한화오션의 연구개발비는 감소했다. 회사의 R&D 투자 비용은 지난 2022년 745억원에서 2023년 762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지난해에는 668억원을 투자해 전년보다 12% 줄어든 수치를 나타냈다.
한화오션의 작년 연결 실적에서 영업이익은 2379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2022년 1.5%에서 2024년 1.0%, 2024년 0.6%까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2023년 시스템 도입을 위한 일회성 경비가 지출돼 연구개발비가 늘었고, 이를 제외할 경우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