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건강보조제 때문에…日 '직장인 신화' 산토리 회장 무너졌다

2025-09-03

월급쟁이 직장인에서 대기업 회장까지 오르는 ‘신화’를 쌓아올린 니나미 다케시(新浪剛史·66) 전 산토리 홀딩스 회장이 위기에 놓였다. 대마 성분이 든 건강보조제로 인해 경찰 수사 선상에 놓이게 되면서다. 지난 1일엔 산토리 홀딩스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그는 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약 한 시간에 걸친 회견에서 그는 “결백”을 주장했다. 경찰 수사를 받게 된 이유로 산토리 홀딩스 회장직은 내려놓은 데 반해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3개 단체 중 한 곳인 일본경제동우회 대표직은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법을 어기지 않았고 결백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니나미 전 회장은 거침없는 발언으로 일본에서도 주목받는 재계 인사로 꼽힌다. 마약단속법 위반 협의를 받고 있는 그는 자신과 관련됐던 건강 보조식품이 CBD(칸나비디올)로 법 위반을 한 보조식품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성분에 대해 대마초에서 유래한 것으로 함유 성분에 따라 위법 여부가 다르다고 전했다. 일본에선 CBD는 합법이지만 환각 등을 일으키고 의존성이 심각한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성분이 포함돼있으면 마약류로 분류돼 처벌을 받을 수 있어서다.

니나미 전 회장의 주장은 이렇다. 올해 4월 미국 출장길에서 지인으로부터 권유를 받았다. 출장이 많다 보니 시차 적응 문제가 종종 발생하는데 건강 문제를 생각해 사기로 했다는 것이다. 게다 미국에서 구입하면 일본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적법하다는 생각으로 사서 직접 일본으로 갖고 들어오려 했다. 하지만 출장이 길어진 게 문제가 됐다. 중동 두바이를 경유해 인도로 가야 했는데, 이들 국가에선 이 보조제 반입이 어려웠다. 미국의 지인은 니나미 전 회장을 대신해 보조제를 들고 일본을 방문했고, 그의 집으로 우편 배송을 했다. 하지만 니나미 전 회장은 이 우편물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폐기됐다”는 것이었다. 보내는 이가 명확하지 않으면 버리도록 했는데, 가족이 이를 버렸고 자신은 보조제를 만지지도 않았다는 얘기다.

보조제 배송 사건은 한 차례 더 발생하는데, 두번째 역시 해당 지인이 보냈다고 설명했다. 후쿠오카현에 사는 동생 집으로 지난달 CBC가 포함된 보조제를 보냈다는 것이다. 동생이 니나미 전 회장의 집으로 우편 배송을 하기로 했는데, 동생이 미약류단속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면서 사건이 커졌다는 얘기다. 그는 “일본 국내에서 손에 넣지도 않았으며 적법하다고 생각하고 산 보조제와 동일한 것인지 여부도 알 수 없다”며 “결백하다”고 말했다.

그는 산토리 홀딩스 회장직을 내려놓은 데 대한 설명도 보탰다. 한국에선 음료나 주류 회사로 잘 알려져있지만 산토리는 건강보조제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보조제 사업을 하는 회사의 회장이 “합법성에 의심을 가질만한 보충제를 구입한 것은 부주의한 일”이라는 지적이 있었다고도 했다. “회사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는 얘기다. “미국에 하이볼을 퍼뜨리겠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회사에 폐를 끼쳐선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고도 말했다. 반면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동우회 대표에서 물러나지 않는 데 대해서는 다른 설명을 했다. 일본 경제·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싶지만 경제동우회에는 회원 윤리 제도 등의 구조가 있으니 조직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산토리 홀딩스는 1899년 오사카에서 세워진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다. 니나미 전 회장은 1981년 미쓰비시 상사로 입사한 뒤 로손으로 옮겨 43세의 나이로 대표직에 오르면서 조명을 받았다. 그는 2014년 산토리 홀딩스 사장에 취임했는데 창업가문이 아닌 전문경영인의 발탁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는 수완을 발휘해 미국 위스키 짐빔을 인수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올해 4월 산토리 홀딩스 회장(CEO)에 올랐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