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주재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 참석
"미국 조선업 확충 과정서 국내 호혜 성장 방향으로 준비"
"미국 내 공동 건조를 위한 조선소 설립도 협의 중"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16일 "향후 5년간 약 15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마스가(MASGA) 프로젝트(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대응을 위해 미국의 펀드사 서버러스 캐피털과 마리타임(Maritime)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한미 공동 건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선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협상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신 정부와 대통령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HD현대는 글로벌 넘버원 조선소로서 관세협상 결과가 성공적인 결실을 맺으실 수 있도록 마스가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국내 조선산업도 미국 조선업을 확충해 주는 과정에서 상호 호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미국 사업을 준비해 보겠다"며 "지금 미국 조선산업 재건은 비단 트럼프 정부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장기간 지속될 이슈"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국의 세계 조선산업 지배력이 날이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에서 미국 조선업 재건 사업은 저희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계기로 삼아야 된다"며 "문제는 미국 조선산업 재건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산업의 특성상 조선소, 공급망, 인력 등 다각도의 인프라 투자가 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져야 된다"며 "지금 미국 조선소, 기자재 업계, 첨단 기술 기업, 대학들과 전략적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이들의 성과를 잘 연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HD현대가 한국 최대 조선 그룹사로서 지난 2년간 미국의 서버러스 캐피털(Cerberus Capital), 헌팅턴 잉글스 (Huntington Ingalls Industries), 에디슨 슈에스트(Edison Chouest), 지멘스, 안두릴(Anduril Industries), 팔란티어, 미국 해군사관학교 등 다양한 미국 파트너들과 협력을 전 방위로 확대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HD현대의 대미 파트너십에 대해 "미국의 펀드사 서버러스 캐피털과 마리타임(Maritime)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며 "지난 8월 대통령 방미 기간 동안 미국 조선산업 재건을 위한 공동 투자 플랫폼으로 약 50억 달러 규모의 마리타임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내년부터 미국 조선소 인수 및 업그레이드, 첨단 선박 개발 및 건조, 조선 기자재 공급망 확충 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공동 건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방산 분야에서 미국 최대의 방산 조선소인 헌팅턴 잉글스는 핵 추진 잠수함이나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을 짓던 미국 조선소"라며 "헌팅턴 잉글스와 미국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NGLS 공동 건조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 미국 내 공동 건조를 위한 조선소 설립도 같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상선 분야에서는 미국 동남부 최대의 상선 조선소인 에디슨 슈에스트사는 볼린저 조선그룹도 소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라며 "여기와 함께 미국 내 컨테이너 운반선 및 MR탱커 공동 건조를 위해서 협력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AI 방산 기업인 안두릴과는 미 해군 무인함정 제작을 위한 설계 협력이 진행 중"이라며 "향후 해당 무인함정을 공동으로 건조하기 위해서 미국 내 조선소 확보 방안도 논의 중인데, 사실 첫 배는 이미 한국에서 만들기로 거의 합의가 다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독일 지멘스와는 미국 조선소의 디지털 전환과 생산 자동화 기술 적용 그리고 비조선 분야 엔지니어 인력 양성을 위한 공동 협력 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본격적인 미국 조선 함정 시장 진출에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서 선제적으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의 합병을 추진 중"이라며 "미래 조선 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대규모 설비 교체 및 시설 확충을 포함한 국내 투자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국내 기자재 업계와의 동반 성장 역시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미 사업을 통해서 새로운 일감이 확대되고,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한미 양국 간 공동 건조 사업은 국내 기자재 업계의 성장과 대미 수출 증대 효과 역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다만 방산 분야 미국 내 규제 완화가 중요한 과제다. 아직 해외에서 미국 함정의 일부 또는 전선의 건조는 미국 법규상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이런 법규를 우회할 수 있는 리걸 프레임워크(legal framework)를 보여준 선례가 최근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7월 미국의 북극 전략 강화를 위해서 미국, 캐나다, 핀란드 3자 간에 아이스 팩트(ICE Pact)를 체결한 바 있는데, 올해 10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미 해경 쇄빙선 4척을 핀란드에서 건조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지시했다"며 "이는 해외 건조가 금지돼 있는 해경 선박을 대통령이 문서 지시, 프레지덴셜 메모랜덤(Presidential memorandum) 형태로 허용한 첫 사례"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웨이버(waiver), 예외적인 조치는 문서 지시, 프레지덴셜 메모랜덤 또는 행정명령(executive order)로도 가능하면서 한미 조선 협력 사업에도 이 똑같은 리걸 프레임워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어제 미국 해군 참모총장 CNO(chief of naval operations)이 울산 현대중공업을 방문해서 미국 해군 선대 보강의 시급성과 한국 같은 동맹과의 협력 필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강조했다"며 "저희는 기업 차원에서 미국 정부 및 유관기관의 지속적인 설명과 협의를 드리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대미 협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아울러 한미 양국 정부 간에도 상기 규제 완화를 포함해서 건설적인 논의를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HD현대의 향후 5년간 약 15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회장은 "우선 HD현대에너지솔루션, HD현대오일뱅크 등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와 HD현대로보틱스, HD현대건설기계 등 AI 시대 기계 로봇 사업에서 절반 이상인 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또 조선해양 분야에서도 7조원을 투입해서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과 생산 자동화 기술 적용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 분산 발전 문제 관련해 조선 분야의 대표적인 투자 사례를 한 가지 말씀드리겠다"며 "미래 지속적인 K-조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국내 최대 조선해양 산업 클러스터인 전남의 대불산업단지에 스마트조선소 구축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가 보유한 30년 자동화 노하우와 핵심 기술 인력을 투입해서 전남 대불산업단지에 AI 조선기술 실증센터와 AI 기반 스마트 조선소 등 두 가지 대형 R&D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불산업단지에 위치한 30여 개 중소 기자재 업체 및 지역 중소 조선소의 경쟁력 강화와 AI 기술의 해외 수출에도 기여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이 AI 스마트 조선소 기술은 전남 지역 해남 솔라시도에 건립 예정인 AI 데이터센터와 연계해 추진할 계획으로 지역 발전과 상승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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