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확보 총력” 오화경 회장, 저축은행 부실 우려 진화 ‘적중’

2024-10-17

부실 위기감 커지자... '저축은행 사태' 회자

오화경 중앙회장, 우려 일축... "BIS비율 충분"

상반기 연체율 8.36%... 전분기比 0.44%p↓

중앙회, 지난해 이어 부실채권 공동매각 실시

한은 RP 매매‧모바일 앱 구축 등 적극 지원도

기준금리 인하 등 소식에... 업황도 회복 조짐

저축은행을 둘러싼 ‘위기론’이 끊임없이 거론되면서 업계도 건전성 개선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모습이다. 중심에는 저축은행중앙회(중앙회)가 있다. 중앙회는 지난해부터 업계 부실채권 공동매각을 이끄는 등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에 더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유동성 확보를 위한 추가 경로를 마련하는 등 다각도의 지원 체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악화한 저축은행 건전성 등에 업계 바깥에선 과거 부실 사태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지속 불거졌다. 저축은행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일컬어지는 연쇄 부도 사고를 내면서 금융권 전반에 파문을 불러온 바 있다. 원인으로는 늘어난 부실채권이 지목됐는데, 당시 저축은행 연체율은 20.3%에 달했다.

다만 과거와 비교해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수준이 크게 높지 않고, 저축은행 체질이 개선돼 이전과는 다르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오화경 중앙회장도 지난 8월 저축은행 상반기 결산 관련 설명회를 통해 “저축은행 사태 때와 달리 지금의 저축은행들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하고 안전하다”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현재 최고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 올 상반기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36%를 기록해 지난 분기 대비 0.44%포인트(p) 하락했다. 2011년과 비교하면 극히 낮은 수준이란 해석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0%p 상승한 11.52%로 집계됐는데, 이 또한 저축은행 부실사고 당시 20%를 상회했던 것과 비교하면 높지 않다.

또 BIS비율은 15.04%로 전 분기와 비교해 0.35%p 올랐다. 유동성비율도 법정기준인 100%를 크게 상회하는 231.79%를 기록하는 등 양호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업계는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오 회장은 “지금은 자산 확대보단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부실채권 축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개별사 외에도 중앙회 차원에서 직접 나서 수요 조사를 통해 부실채권 공동매각을 실시하는 등 업황 개선을 적극 도모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중앙회는 제3차 부실채권 공동매각을 추진해 매각 절차 진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매각에는 총 12개 저축은행이 참여했고, 이를 통해 매각한 개인‧개인사업자 부실채권 규모는 약 900억원이다.

중앙회가 주도한 업계 부실채권 매각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세 차례 이뤄졌는데, 이를 통해 매각된 채권 규모는 총 3200억원이다. 중앙회는 반기별로 공동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보다 빠른 경영 안정성 제고를 위해 3차 매각부터는 분기별로 전환해 실시하고 있다.

개별 저축은행도 건전성 개선이 업계 화두인 만큼 이에 주력하고 있지만, 중앙회 차원에서 나선 것은 저축은행 여럿이 모이면 채권 규모를 키워 매각을 보다 용이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형사와 달리 자체적인 노력이 어려운 중소형사들로서도 중앙회의 이같은 지원이 있을 때 동참해 건전성 개선 등을 꾀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중앙회는 앞선 지난 7월에도 한국은행(한은)의 공개시장운영 관련 환매조건부증권(RP) 매매에 대상 기관으로 선정돼,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추가 수단을 마련했다. 중앙회는 유사시를 대비해 중앙회 예탁금과 외부크레딧라인(시중은행) 활용 등으로 유동성 지원을 위한 경로를 확보하고 있었는데, 한은과의 RP 매매로 통로가 더욱 확대된 셈이다.

RP 매매란 금융기관이 고유동성 증권을 한은에 일정 기간 담보로 맡겨 두었다가 다시 되사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은 부족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한은은 증권 매매로 시장의 유동성을 관리할 수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한은과의 RP 매매로 업권의 유동성 리스크 발생 등 위기 시에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경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저축은행에 대한 유동성 지원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전성 개선을 위한 지원과는 별도로 중앙회에선 ‘SB톡톡플러스’ 애플리케이션(앱) 운영을 통해 저축은행업계의 디지털화에 앞장서고 있기도 하다. SB톡톡플러스는 2019년 중앙회에서 출시해 총 67개 저축은행과 함께하고 있다. 통합된 앱 하나로 이들 저축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중앙회가 선도해 이뤄낸 긍정적 성과 중 하나로도 꼽힌다. 특히 디지털화에는 적지 않은 제반 비용이 수반돼 자금난 등 어려움에 처한 중소형사에는 큰 부담인데, 업계 통합 앱 출시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앱 없이 웹 브라우저에서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난 1월부터 중앙회는 모바일 웹 뱅킹 서비스도 시작해 운영 중에 있다.

향후 중앙회는 업계와 더불어 이같은 노력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오 회장은 지난 실적 결산 설명회에서 “시장금리가 하향하면서 저축은행 입장에선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며 “조달금리를 낮추고, 부동산 시장도 회복세로 돌아서는 동시에 자산 확대 등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업계에서도 조금씩 업황 회복을 향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SBI‧OK‧애큐온저축은행 등 대형사 외에 DB‧키움예스‧JT저축은행 등 중소형 저축은행 가운데서도 잇달아 고금리 예금 상품 등을 내놓고 있다.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예금금리 평균도 3% 후반대에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한편에선 안심하기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실물 경기가 회복되기까진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 이후 일찍이 국내에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돼 시장에선 큰 변화가 없다는 분석도 일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 효과가 부동산 시장 등에 반영되기까지 기다려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통상 분기 말에야 앞선 업태를 살펴보고 이에 기반해 움직임을 취하기 때문에 저축은행 실적 전망에 대해서도 아직은 판단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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