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다 '꽝' 소리에 기절…"죽을 뻔 했다" 폭탄 날벼락 맞은 마을

2025-03-06

6일 오전 10시 5분께 발생한 ‘군 전투기 폭탄 오발사고’로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포탄을 직접 맞은 이들뿐 아니라 굉음과 충격파를 직접 겪은 주민들은 온종일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사고 발생지점 인근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안영식(60)씨는 “출근길에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공장에 가보니 곳곳이 파손돼 있었다”며 “포탄 파편이 공장 안까지 들어와 있어 엉망이 됐다. 복구할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고지점 인근에서 자장면집을 운영하는 이윤복(64)씨도 “건물 내부가 무너져 거의 죽을 뻔했다.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리고 토할 것 같다”며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이날 노곡리 노인회관은 굉음에 놀란 노인들로 가득찼다. 노곡리 노인회총무인 김종문(66) 홀리씨드버스킹 교회 목사는 “노곡리 주민이면 누구나 그 굉음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며 “깜짝 놀란 노인들이 노인회관에 20명 넘게 모였다. 평소엔 5명도 모일까 말까인데, 다들 많이 놀란 상태”라고 말했다. 일부는 폭격이 또 이어질까 두려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중상 2명, 경상 13명 등 15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의식을 잃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 환자는 없으나 다들 심각한 마음의 불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천우리병원에 왼쪽어깨 파열로 내원한 30대 미얀마 국적 남성은 병원 관계자들에게 “무서워요 형님, 무서워요 형님” 이라고 말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한다. 해당 남성은 비닐하우스에서 농사를 짓던 중 ‘꽝’하는 소리에 기절했다가 깨어보니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고 한다.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로 중상을 입은 화물차에 타고 있던 A씨(60)씨는 다행히 응급 수술을 받고 위급한 상황을 넘겼다. 의정부성모병원 관계자는 “화물차에 타고 있다가 전방 약 10m에 도로에 폭탄이 떨어지면서 목에 파편이 박히는 중상을 입었던 A씨는 소방서 구급차 편으로 병원에 도착한 직후 파편 제거 수술을 받고 현재 중환자실로 옮겨진 상태”라고 말했다. A씨는 “차를 운전하던 중 ‘꽝’소리를 들은 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깨어보니 구급차에 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차에 함께 타고 있던 B씨(66)도 어깨 개방성 골절 등 중상을 입어 국군병원까지 헬기로 이송됐으며, C씨(64)는 얼굴을 다쳤다. 사고 현장 인근 폐쇄회로 TV(CCTV)에는 도로를 지나던 이 화물차 전방 약 10m에 폭탄이 떨어져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잔해가 흩어지는 아찔한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때문에 화물차에 타고 있던 A씨와 B씨의 부상 정도가 현장에 있던 다른 피해자보다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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