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도화, 선택 아닌 필수" 인뱅들 AI 역량 집중

2025-04-23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사업핵심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AI에 최적화된 사용자인터페이스/사용자경험(UI/UX)과 데이터를 탑재해 고객 유입을 유도하는 한편, AI로 보이스피싱 실시간 탐지 기술을 도입해 금융사기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각자만의 방식으로 'AI 기반 은행'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지난 22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글로벌 핀테크 콘퍼런스 '머니 2020 아시아(Money 20/20 Asia)'에서 '디지털 은행의 성장 전략과 AI 혁신'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맡았다.

윤 대표는 AI가 미래 금융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인사이트를 참가자들과 공유했다. 윤 대표는 "AI에 최적화된 UI·UX와 데이터를 갖추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펼쳐질 AI 시대에는 산업의 생태계가 AI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금융업은 AI 기술만으로 혁신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며 "금융기업만의 고유한 데이터와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 중심적 사고'까지 갖춘 금융사만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카카오뱅크는 인공지능 기반의 UI·UX변화에 '올인'하고 있다"며 "'AI 네이티브뱅크(Native Bank)'로서 향후 AI 금융 스탠다드를 이끌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카뱅은 지난 2월 열린 연간 실적발표회에서도 '인공지능 기반 은행'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구상안을 드러낸 바 있다. 권태훈 카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당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함께 혁신적인 기술과 금융 전문성을 결합해 AI 네이티브 뱅크로 협력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 오픈AI의 챗GPT 모델을 활용, 자연어 기반의 금융상품 이자와 환율을 계산하는 대화형 금융계산기 서비스를 출시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모기업인 카카오는 지난 2월 4일 오픈 AI와의 협업을 발표하고, AI 관련 직접 투자 외 제휴를 통한 결합을 시사한 바 있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성장 배경에는 기술을 통해 편리함을 극대화하고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한다는 고객 중심적 사고가 있었다"며 "은행이 아닌 고객이 선택권과 주도권을 갖는 디지털 전환에 부합하는 소비자 중심의 플랫폼으로 거듭나 은행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케이뱅크도 '인공지능 기반 은행(AI 파워드 뱅크, AI powered bank)'으로의 도약을 다짐하며, AI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케뱅은 지난 2월 26일 인터넷은행 최초로 금융 특화 프라이빗 LLM을 도입했다. 프라이빗 LLM은 공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챗GPT, 딥시크 등과 달리 특정 조직이나 기업 내부에서만 사용하도록 설계된 맞춤형 인공지능 언어 모델이다. 기업이 원하는 전문 데이터를 학습시켜 정교하고 신뢰성 높은 정보를 생성할 수 있고, 데이터를 내부 서버에서만 운영해 보안성도 뛰어나다.

케뱅은 프라이빗 LLM을 내부 업무 프로세스 혁신과 대고객 AI 서비스 확대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에 임직원이 사내 규정과 정보 등을 질문하면 이에 맞는 답변을 안내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와 콘텐츠를 요약해 자동으로 보고서를 생성해주는 기능도 제공할 계획이다. 대고객 측면에서도 AI 에이전트(가상비서) 등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케뱅은 지난달 31일 주주사인 KT와 협력해 KT가 안심통화 앱 '후후'로 제공 중인 'AI 보이스피싱 탐지 정보'를 금융권 최초로 금융사기 예방 시스템에 도입했다. 후후를 이용 중인 케뱅 고객이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통화를 했을 경우, 케뱅으로 보이스피싱 위험 감지 알림이 자동 전송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케뱅은 해당 고객의 계좌이체를 일시 지연·차단하거나, 필요에 따라 해당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피해를 사전 차단하도록 도울 수 있다.

아울러 토스뱅크도 지난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술 내재화의 표준화'를 선언하면서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토뱅은 여신사업의 핵심 도구로 꼽히는 신용평가모형 'TSS(토스 스코어링 시스템, Toss Scoring System)'에 AI 기반 리스크 예측 모델을 반영할 것임을 강조했다. 또 AI를 활용해 수신잔고나 연체율, 문서 인식 정확도 향상을 꾀하고, 신분증 위변조 탐지 기술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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