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을 포기한 판다처럼 욕망을 버린 인간의 비극"

2024-11-04

연극 '판다는 경부고속도로를 달릴 수 없다'

11월 6일부터 17일까지, 을지공간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도시 숲의 생태학 프로젝트'를 표방한 연극 '판다는 경부고속도로를 달릴 수 없다'가 11월 6일부터 을지공간에서 선보인다. 판다의 진화 과정을 소재로 인간을 이야기 하는 작품이다. 애당초 육식동물의 신체 구조를 가진 판다는 진화 과정 중에 고기 맛을 느끼는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육식하지 않게 됐다. 당대의 판다는 생존을 위해 대나무를 먹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판다가 자신의 특성을 도태시키면서 진화하는 것처럼 인간도 사회 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잃고 규격화 되고 있다고 얘기한다.

작품은 판다를 사랑한 주인공 희경이의 어린시절부터 시작한다. 꿈이 뭔지 묻는 말에 어린 희경이는 판다가 되고 싶다고 대답한다. 사회가 원하는 대답을 하지 못한 희경이는 돌연변이 취급을 받게 된다. 희경이는 사회적인 시선과 인식으로 인해 자신의 꿈을 숨기며 정상인이 되려고 노력한다. 결국 희경이는 집단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꿈을 포기하는 이타적인 사람으로 진화한다.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희경이를 통해서 우리는 현대인의 초상을 볼 수 있다. 극단 뜬, 구름이 제작한 연극. 6일부터 17일까지.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와 7시 반, 일요일 오후 4시에 만나 볼 수 있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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