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오는 22일(금)에 ‘전통시대 사람들의 삶과 일상’이란 주제로 서울특별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학술대회를 연다. 이번 학술대회는 전통시대 정치・경제・사회・문화 관련 학계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전통시대의 일상을 다각도로 살펴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전통시대 일상을 구성하는 4개의 열쇠말
이번 학술대회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전체 4개 마당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각 마당은 다시 마당별 열쇠말을 통해 풀어내는데, 이번 학술대회의 열쇠말은 ‘지방 수령의 생활’, ‘시장경제와 화폐유통’, ‘질병과 의료’, ‘여가생활’이다. 이들 4개의 열쇠말은 우리가 알고 있지만 자세히 알지 못했던, 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전통시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하나의 창이다. 이를 위해 20명의 전문 연구자가 전통시대 일상 속 미시적인 이야기 소재를 흥미롭게 풀어낼 예정이다.
열쇠말을 통해 보는 전통시대 일상과 문화
지방 수령이라는 말을 들으면, 주로 드라마나 영화, 문학작품에서 접하던 사또 또는 원님이 떠오른다. 또한 그들의 모습은 지방 관청에서의 단편적인 모습으로만 제시된다. 하지만 이들의 삶은 그처럼 단순하지 않았다. 정치분야에서는 이들의 삶에 조금 더 다가가기 위해 지방 수령이 생활하던 공간은 물론 그들이 받던 봉급까지도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나아가 이들 말고도 도 전체를 관장하던 관찰사도 있었고, 실제 행정실무를 담당하던 향리도 있었다. 또 국가 간 경계에 연접한 지역에 근무하던 관원들의 일상과 갈등까지도 다루어 전통시대 지방관리들의 삶에 한층 더 다가서는 계기를 마련한다.
경제분야에서는 현재 각 지역의 특산물에서 시작한 궁금증을 바탕으로 조선시대의 특산품을 살펴보거나, 이곳저곳 장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던 장돌뱅이에 대한 문헌 기록을 세밀하게 살펴 그 역사에 성큼 다가선다. 또 전란 속에서 이루어진 장시와 거래를 흥미롭게 전달한다. 전통시대 화폐에 대한 기록을 조각조각 모아 상평통보의 제작과 유통을 살펴보며 역사 속 화폐와 유통에 관한 이야기를 비롯해, 고려시대부터 시작된 개성상인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전달한다.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감염병, 의료대란을 겪으면서, 과거의 의료체계에도 궁금증을 가져보게 된다. 사회분야에서는 조선시대의 질병이나 의료와 관련한 기록들에 주목하여, 조선 후기의 공공의료와 의학관료로서의 삶, 약국, 조선을 휩쓴 돌림병, 치료 등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마지막으로 문화분야에서는 전통시대의 다양한 여가생활을 살펴본다. 전근대시기 사대부의 일상과 밀접하게 닿아 있던 한시 창작을 비롯하여, 18세기 서화수집의 세계, 뱃놀이와 꽃놀이, 책을 아끼고 사랑하던 장서가 등을 담았다. 아울러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으면서 소설에 관한 관심이 지대한 지금, 왕실의 소설 탐독 문화를 살펴본다. 과거와 현재의 여가생활이 무엇이 같고 다른지를 견줘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듯하다.
한국국학진흥원은 65만여 점의 수장고 속 자료들이 생명력을 얻고 일반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여러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의 발표문도 다음 해에 전통생활사총서로 펴내져 대중들과 만날 예정이다. 당일 학술대회는 생활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정종섭 원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전통시대의 일상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자리로, 단순한 학문적 성취를 넘어서 한국사회의 발전방향과 관련하여 중요한 단서를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