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랙핑크 멤버들이 각자의 색이 더 짙어진 솔로 활동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블랙핑크의 로제, 제니, 리사가 독립 후 솔로 가수로서 더 뜨거워진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23년 12월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소속사 이적 혹은 설립으로 홀로서기에 나섰다. 한편에서는 블랙핑크로서 이뤘던 성과와 비교하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으나, 이들은 주체성이 확실히 느껴지는 앨범을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단단히 했고, 아이돌 그룹에서 솔로 아티스트로 영역을 확장하는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 빌보드 삼킨 로제
로제는 가장 마지막에 솔로로서 거취를 정했지만, 가장 먼저 정상에 도달했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곡 ‘아파트’는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 K팝 여가수 최고 기록(각각 3위, 2위)을 세웠다. ‘아파트’는 현재까지도 각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며 롱런하고 있다. 스포티파이 글로벌 주간 차트에서도 5500만 스트리밍수를 기록하며 3위에 올라있다.
로제는 자신의 아이디어와 추진력으로 ‘아파트’라는 메가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그는 밤샘 앨범 작업 중 외국인 스태프들이 한국의 ‘아파트 게임’을 알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이를 곡으로 만들게 됐다며, “지인들의 만류에도 브루노 마스에게 보낼 3곡 중 ‘아파트’를 몰래 끼워 넣었다”고 남다른 판단으로 협업을 이뤄냈음을 전했다.
또 그는 솔로 활동을 준비하며 스튜디오 공포를 이겨내는 등 성장했음을 밝히며, ‘아파트’가 수록된 첫 정규 앨범 ‘로지’에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해 스스로 위로가 되는 음악들을 담았음을 밝히기도 했다. 로제의 진솔한 이야기와 특유의 음색이 어우러진 ‘로지’ 역시 빌보드에 차트인 하며 그 위력을 보여줬다. 이에 팬들은 ‘솔로 가수가 되고 더 대담해진 것 같다’ ‘이게 로제다’ ‘앞으로도 자신만의 색을 펼치면 좋겠다’ 등 로제의 강단 있는 행보를 응원하고 있다.
■ ‘젠득이’ 아닌 ‘젠’ 여왕
제니도 다음 달 첫 정규 앨범 ‘루비’ 발매에 앞서 선보인 싱글과 선공개곡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발표된 선공개곡 ‘러브 행오버’는 빌보드 ‘핫100’에는 96위, 오피셜 싱글 톱100 차트에는 64위로 진입했다. 스포티파이 글로벌 주간 차트에서는 1600만 스트리밍으로 49위를 유지했다.
지난달 선공개한 ‘젠’의 뮤직비디오가 특히 화제다. 불교의 ‘선’을 뜻하는 ‘젠’을 모티브로 한 해당 곡은 신라 금관, 연꽃, 부엉이 등을 이용한 독특한 콘셉트를 화려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로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또 무겁고 몽환적인 멜로디에 ‘나를 정의하는 것은 나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뚜렷하게 담아내면서 팬들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발표했던 싱글 ‘만트라’에 이어 또 한번 불교용어를 차용함으로써, 제니가 자신만의 방향성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는 팬들의 해석이 이어졌다. 이에 ‘젠득이’라는 별명으로 사랑스러운 매력을 보여줬던 제니가 솔로 아티스트로서 단단한 매력을 보여주며 새로운 막을 열고 있다는 평이다. 제니 역시 “제니 루비 제인으로서 나 자신을 온전한 사람으로 완성하고 싶다. 앨범이 나오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를 높였다.
■ 리사, 더 과감하게
리사는 지난 7일 신곡 ‘본 어게인’을 정규 앨범 발매에 앞서 공개했다. 팝스타 도자 캣, 레이와 협업해 발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은 ‘본 어게인’은 연인과 이별 후의 상황을 통해 자기애와 자신감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펑키하고 빠른 비트에 청아함과 카리스마를 오가는 세 명의 목소리 조합이 귀를 사로잡는다. ‘본 어게인’은 발표 당시 스포티파이 글로벌 일간 차트와 태국 스포티파이에서 상위권에 차트인 했다.
리사는 YG엔터테인먼트 독립 후 가장 먼저 솔로 가수로서 활동을 시작했고, ‘록스타’ ‘뉴 우먼’ 등 한층 더 강력해진 걸크러시 매력을 자랑하며 글로벌 무대를 누비고 있다. ‘록스타’는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8위, ‘핫100’ 차트인 등 성적을 거뒀고, ‘글로벌 시티즌 페스티벌’와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무대 등을 소화했다.
이어 ‘본 어게인’ 또한 리사의 파격적인 스타일로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 오는 28일 공개될 첫 정규 앨범 ‘얼터 에고(ALTER EGO)’에도 기대가 쏠린다.
■ 지수의 독립은 어떤 색?
세 멤버의 상승세 가운데 오는 14일 지수가 개인 레이블 설립 후 첫 앨범을 선보인다. 미니 앨범 ‘아모르타주’는 불어로 사랑을 뜻하는 ‘아모르’와 영화 구성 기법 중 하나인 ‘몽타주’를 합친 단어로, 최근 공개된 트랙 스포일러를 통해 네 가지 색깔을 사랑을 보여주기도 했다.
앞서 로제와 제니, 리사, 세 멤버가 성공적으로 홀로서기를 이룰 수 있던 공통점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또 가장 어울리는 방향성을 확실히 정해 더 깊이 파고들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수가 그 마지막 주자로 활동을 앞둔 가운데, 현재 공개된 ‘아모르타주’ 프로모션 자료만으로는 ‘센 언니’ 느낌으로 변신한 지수의 비주얼적 변화만이 눈에 띄고 있다. 과연 새롭게 보여줄 지수만의 색깔은 무엇일지 궁금증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