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국제플라스틱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 개최를 앞둔 가운데, 이번 협상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강력한 협약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환경운동연합과 지구의벗(FOEI)은 18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속력 있는 국제플라스틱협약 마련을 촉구했다.
샘 코사르 지구의벗 인터내셔널 활동가는 "우리는 플라스틱 오염을 전 생애 주기에서 종식시킬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며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고 폐기물 무역을 중단하며,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이 오염을 종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재정을 제공하는 강력하고 구속력 있는 국제 협정이 필요하다. 플라스틱 및 화석 연료 기업들의 이익에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압둘 고파르 인도네시아환경포럼(WALHI) 활동가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남반구 국가들은 오랫동안 북반구 국가들에서 유래한 폐기물 투기장이 돼 왔다"며 "폐기물 식민주의와 지속 불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은 강력하고 구속력 있는 플라스틱 협약을 통해 반드시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코 유리피두 남아프리카공화국 지구의벗 활동가는 "플라스틱 위기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람의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먹이사슬 속 축적된 미세플라스틱 위험성과 플라스틱에 포함된 비스페놀 A(BPA)와 프탈레이트 같은 유해 화학물질 노출, 플라스틱 폐기물 소각으로 인한 독성 유출, 입자상 물질 및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같은 유해 오염물질 방출로 인한 대기오염 등을 예로 들었다.
리코 활동가는 "플라스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유해 물질에 대한 노출을 제한하고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유혜인 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팀장은 "한국은 플라스틱 협약 결의안 통과 직후 플라스틱 전주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한국 정부는 재활용 중심 정책과 실현 가능성만을 내세우고 있다"며 "이는 생산 단계에서의 감축 목표 설정과 체계적 규제 강화를 추구하는 국제적 흐름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은 INC 5차 회의 개최국으로서 국제 사회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며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공적인 협약 성안을 위해 한국 정부가 책임감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새로운 협약 범위에 생산 단계에서의 제재 포함 ▲자발적 접근이 아닌 구속력 있는 국제 목표 설정 ▲쓰레기·유해 플라스틱 수출 중단 ▲정의로운 전환 및 인권 기반 접근 적용 ▲체계적 변화 기반 해결책 지원 ▲재료 폐기, 감소, 수리 등 제로웨이스트 접근법을 바탕으로 재활용을 최후 수단으로 삼을 것 ▲플라스틱 및 관련 화학물질 정보 투명성 제고 및 독성 화학물질 단계적 퇴출 추진 등을 요구했다.
한편 앞서 지난 4월 열린 INC-4에서는 INC-3 회의 결과에 따라 유엔환경계획(UNEP) INC 사무국이 준비한 협약 수정초안을 바탕으로 플라스틱 오염 방지를 위한 규제 대상과 방식, 이행수단 등 협약 세부 항목에 대한 문안 간소화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쟁점사항들에 대한 참가국들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논의가 종료된 바 있다.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는 오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