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휠체어 탄 92세 노인에 테이저건 쏜 英 경찰...법원 ‘무죄’
영국에서 휠체어를 탄 92세 노인에게 테이저건과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한 경찰관 두 명이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영국 이스트서식스의 한 요양원에서 외다리 노인 도널드 버제스 씨(당시 92세)가 식사 중 사용한 칼을 들며 직원들을 위협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경찰은 여러 차례 회유했지만, 버제스 씨가 흉기를 내려놓지 않자 83초 만에 테이저건과 후추 스프레이, 경찰봉으로 제압했습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버제스 씨는 요로감염에 따른 섬망 상태로 확인되었고 코로나19에 감염되어 22일 후 사망했습니다.
사건 이후 두 경찰관은 '불필요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런던 사우스워크 형사법원은 “당시 상황에서 과도한 폭력이라 보기 어렵다”며 무죄판결을 내렸습니다. 다만 경찰 감독기구는 두 사람에 대해 별도의 징계 절차를 예고했습니다.
버제스 씨의 유족은 “92세의 외다리 노인을 그렇게 제압한 건 부당했다”며 “이번 판결은 깊은 실망을 안겼다”고 밝혔습니다.
이창민 기자 re34521@etnews.com